아마추어에서 세계 10위로 돌아온 존 람
06.15 00:02
지난해 US오픈 3라운드 12번 홀(파5). 아마추어 존 람(스페인)이 135야드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이 백스핀이 걸리더니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갔다. 환상적인 샷으로 주목을 끈 람은 생애 첫 US오픈에서 23위를 차지하며 그 해 아마추어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1년 전 아마추어였던 람이 정상급 선수가 돼 US오픈에 돌아왔다. 람은 16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에린힐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117회 US오픈에 출전한다. 작년과 올해 람의 위상은 비교불가다. 람은 지난해 US오픈 직후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데뷔전이였던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프로로 전향한지 딱 1년이 된 람은 세계 랭킹 10위의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람은 올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우승 1회와 준우승 2회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마지막 홀 19m 이글 퍼트로 프로 통산 첫 승을 거머쥐었다. 람은 "1년 만에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세계 톱10에 들었고, 더 성숙한 선수가 돼가고 있다"며 US오픈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람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미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재학 시절 11승을 거두며 필 미켈슨(미국·16승)에 이어 모교에서 2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최고의 대학생 골퍼에게 주어지는 벤 호건 상을 2년 연속(2015·2016년) 차지한 유일한 선수다.
이번 US오픈이 열리는 에린힐스 골프장은 전장이 7741야드로 역대 메이저 코스 중 가장 길어 장타자 람과 잘 맞는다. 람은 188cm의 장신을 앞세워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305.1야드를 기록 중이다. 람은 "전장이 길고 그린이 커 창의적으로 핀을 공략할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재미있는 한 주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람에게도 에린힐스의 깊은 러프는 공포의 대상이다. 람은 "이곳의 러프는 정말 끔찍한 곳이다. 바람의 유무에 따라 전략을 잘 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람은 연습 라운드 도중 공이 러프에 떨어지자 "티오프 전에 손목을 다치게 하면 안 된다"며 샷을 포기하기도 했다.
같은 나라 출신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우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람은 "가르시아의 우승은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가르시아는 과거에 오거스타에서 많이 애를 먹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승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다가 우상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생일날 우승을 거뒀다. 스페인 출신으로서 이보다 더 특별한 우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베는 프로 통산 91승을 거둔 스페인의 전설적인 골퍼다.
람은 세계 랭킹 9위 리키 파울러(미국), 4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함께 1, 2라운드를 치른다. 셋 모두 세계 톱10에 올라있는 정상급 선수들이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6일 오전 2시부터 생중계한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