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가 사랑하는 프레드 커플스의 품격
04.08 09:51

‘필드의 신사’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베테랑의 품격을 뽐내고 있다.
커플스는 8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중간 합계 1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4언더파 공동 선두 리키 파울러(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과 3타 차에 불과한 빼어난 성적이다.
1959년 10월3일생인 커플스는 아들뻘 선수들과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 1997년 8월19일생인 브래드 달케(미국)인데 커플스와 38살 차다. 커플스는 이날 애덤 스콧(호주)의 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버디를 낚으며 관록을 뽐냈다.
커플스는 마스터스가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PGA투어 통산 15승을 챙긴 커플스는 메이저 대회 1승을 기록했다. 바로 1992년 마스터스 우승이다. 그의 마스터스 성적은 놀랍다. 올해로 32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한 커플스는 3번만 컷 통과에 실패했다. 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만 11번 들었다. 톱5는 5회 기록했다.
50세가 지나서도 마스터스에서 놀라운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51세였던 2010년 마스터스에서 6위에 올랐다. 2011년 15위, 2012년 12위, 2013년 13위, 2014년 20위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마스터스에 가장 강하다고 평가 받는 필 미켈슨,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 이븐파 공동 10위를 달리고 있는 미켈슨은 25회 출전에 22번 컷 통과에 성공했다. 3차례 우승에 톱10 15회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4승을 기록한 우즈는 20번 출전에 컷 탈락은 1번에 불과했다. 마스터스 최다승(6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니클라우스는 45회 출전에 37회 컷 통과에 성공했다. 톱10에는 22번이나 들었다.
커플스가 마스터스에서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여전히 파워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도 300야드에 달하는 드라이버 샷을 구사할 수 있다. 또 그린을 요리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이날 커플스는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5개를 기록했다. 1, 2라운드에서 3퍼트가 1번씩만 나올 정도로 퍼트를 잘 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82.14%로 이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정교한 드라이버 샷이 빛을 발하고 있다.
커플스의 쇼맨십도 팬들을 열광시키는 요소다. 커플스는 18번 홀 세컨드 샷을 환상적으로 핀 옆에 붙인 뒤 팬의 환호를 유도하는 제스처로 코스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기도 했다.
커플스는 이 대회 최고령 우승을 경신할 수 있는 후보다. 1986년 니클라우스가 기록한 46세82일이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