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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첫 날 드라이버 1위, 둘째 날 아이언 1위

04.08 08:42

안병훈은 8일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 83.3%라는 고감도 아이언 샷감을 뽐내며 컷 통과에 성공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병훈(26)이 삼수 만에 마스터스 컷 통과에 성공했다.

안병훈은 8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었지만 중간 합계 5오버파로 컷을 통과했다. 4언더파 공동 선두에 9타 뒤진 공동 35위다. 이로써 2010년과 2016년 출전에서 컷 탈락 고배를 마셨던 안병훈은 세 번째 도전 끝에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 중 안병훈만이 이번 대회 3라운드에 진출했다.

안병훈은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드디어 컷 메이드에 성공했다”는 멘션과 함께 ‘화이팅’을 뜻하는 이모티콘을 남겼다. 명인열전인 마스터스는 컷 통과만으로 맘껏 기뻐할 수 있는 큰 무대다. 세계랭킹 55위 안병훈은 지난해 4개 메이저 대회에 모두 출전해 2번 컷 통과를 기록한 바 있다. 역대 메이저 대회 자신의 최고 성적은 지난해 US오픈 공동 23위다.

안병훈은 지난해 마스터스를 앞두고 목 담 증세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며 마스터스를 대비했다. 미국 무대에서 주로 뛰면서 컨디션을 조율했고, 샷감도 끌어올렸다.

1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부진했지만 2라운드 들어 아이언 샷이 살아났다. 안병훈은 이날 그린을 3번 밖에 놓치지 않으며 그린 적중률 83.3%를 기록했다. 첫 날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287야드)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안병훈은 2라운드에서는 그린 적중률 부문에서 선두에 올랐다.

이날 최장거리 드라이버 샷 303야드를 기록할 정도로 호쾌한 장타를 날려 보냈다. 2라운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1라운드보다 4야드 증가한 291야드. 2라운드까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도 288.75야드로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강력했던 드라이버, 날카로웠던 아이언에 비해 퍼트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이날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9개로 최하위권이었다. 3퍼트도 3차례나 했다. 안병훈은 2라운드까지 ‘유리알 그린’에 고전하며 3퍼트 총 5개를 하고 있다. 전체 선수의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는 1.68개 정도다. 평균 3퍼트 수도 라운드당 2.05개 수준이다.

퍼트 난조로 안병훈은 이번에도 컷 통과에 실패할 뻔했다. 전반 6번 홀까지 3개의 보기를 범해 7오버파까지 타수가 올라갔다. 8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반등을 노렸다. 후반 들어 아이언 샷은 더욱 매서워졌다. ‘아멘 코너’의 첫 관문인 11번 홀에서 네 번째 보기를 적었지만 컷 탈락 위기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14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4.5m 거리에 잘 붙인 안병훈은 두 번째 버디를 낚고 6오버파로 올라섰다. 이후 3홀 파 세이브에 성공한 안병훈은 마지막 홀에서 기분 좋은 버디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 홀은 그린 경사가 심해 퍼트가 매우 까다롭다. 안병훈은 9m 거리의 롱퍼트를 남겨뒀는데 퍼팅 라인을 정확히 읽어내며 버디에 성공했다.

안병훈은 마스터스를 앞두고 미국 골퍼와 설전을 벌였는데 자신의 얘기처럼 실력으로 증명하며 통괘한 펀치를 날렸다. 지난 달 말 켈리 크래프트와 그레이슨 머리는 “아시아와 유러피언투어 선수들의 세계랭킹이 올라가는 속도가 놀랍다”며 비꼬았다. 그러자 안병훈이 “예전에는 자신의 멍청함을 숨길 수 있었지만 소셜 미디어가 나온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세계랭킹 산정은 공평하다고 본다”고 반격했다. 상대가 농담이라며 꼬리를 내리자 안병훈은 “농담뿐 아니라 골프도 열심히 하라”며 일격을 가했다.

안병훈이 마스터스에서 컷 통과를 하자 설전에 동참했던 팬들은 “마스터스에서 크래프트와 머리의 이름은 어디 있는가”,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한 안병훈은 컷 통과, 토마스 피터스는 1위를 달리고 있다” 등의 멘션을 남기며 안병훈을 응원했다.

한편 마스터스 첫 출전이었던 왕정훈과 김시우는 나란히 12오버파 공동 84위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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