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스피스, 팬에게 '쓰레기'라고 역정낸 사연
02.09 10:53

‘친절한’ 조던 스피스(미국)가 달라졌다?
세계랭킹 6위 스피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연습 라운드 후 팬과 설전을 벌였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에 따르면 스피스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게 발단이었다고 한다. 한 팬은 스피스가 연습 라운드 후 사인을 해주지 않고 돌아서자 욕설을 했다. 그러자 클럽 하우스로 들어가던 스피스는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서 “쓰레기”라고 맞받아 쳤다.
팬의 욕설이 지나쳤던 측면이 있다. 3명의 어린이가 옆에 있음에도 입에 담지 말아야 하는 ‘F’ 욕설을 했던 것. 또 성인 팬은 “당신은 타이거 우즈가 아니다. 우즈처럼 행동하지 마라”며 쏘아붙이기까지 했다. 화가 난 스피스는 “돌아서서 그들에게 잘못됐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는 “내가 우즈가 아니지만 당신들은 나에게 이득을 얻으려 하지 않느냐”며 항변했다고 한다.
스피스는 원래 친절하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너무 친절해서 부진했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였다.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던 스피스는 소중한 연습 시간을 허비하곤 했다. 당시 스피스는 “팬들이 좋아해주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팬이 SNS에 비난 글을 남겨도 충실히 답글을 하는 정성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부진하자 스피스는 연습 시간에는 우즈처럼 팬들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기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팬 서비스도 좋지만 훈련까지 방해 받진 않겠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스피스가 무뚝뚝하거나 뻣뻣하진 않다. 라운드 후 사인 요청에는 여전히 친절히 응하고 있다. 스피스는 다소 무리가 가더라도 스폰서 요청에 하루에 한국과 일본 일정을 소화하며 팬들 앞에 서기도 했다.
팬 관리도 중요하지만 선수 본연의 임무는 성적에 있다. 스피스는 세계랭킹 1위에서 6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2016년 5월 딘&델루카 인비테이셔널 이후 우승컵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8승을 기록하고 있는 스피스는 올 시즌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근 성적으로는 절친 저스틴 토마스(미국)에게도 밀리고 있다.
그렇지만 올 시즌 스피스의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최근 3개 출전 대회에서 3위-3위-9위를 차지하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견고한 샷이 돋보인다. 그린 적중률 81.02%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평균 버디 수도 라운드당 5.75개로 1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