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목록

2세 때 청각잃은 케빈 홀, 꿈의 무대 PGA투어에서 우즈와 만남

02.09 12:10

2세 때 청각을 잃은 케빈 홀. 골프는 잃어버린 소리를 대신해주는 희망이었다. 홀은 "골프는 내 열정이다. 어떤 장애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0년대 초 미국 신시네티 글렌뷰골프장에서 열린 골프 클리닉.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클리닉 도중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흑인 소년 케빈 홀을 만났다. 홀은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할 무렵 뇌막염을 앓으면서 청각을 잃은 소년이었다. 우즈는 소년에게 "나중에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다시 보자"는 이야기를 건네며 희망을 불어 넣어줬다. 그리고 우즈의 말은 현실이 됐다.

청각장애 흑인 골퍼 케빈 홀이 꿈의 무대인 PGA 투어에서 골프 황제 우즈를 만난다.

미국의 골프전문 골프닷컴은 9일 케빈 홀이 PGA 투어 제네시스오픈에 출전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홀은 어느 새 34세가 됐다. 우즈의 바람처럼 PGA 투어에 데뷔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골프를 한다. 2세 때 청각을 잃은 그에게 골프는 잃어버린 소리를 대신해주는 희망이었다. 홀은 "골프를 하고, 말고는 선택이 아니었다. 골프는 내 열정이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홀은 10대였던 2000년대 초반 신시네티 최고의 주니어 선수로 꼽힐 만큼 유망주였다. 2004년에는 모교인 오하이오 주립대가 속한 빅텐 콘퍼런스에서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로 데뷔한 뒤에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2005년과 2006년에 5번 PGA 투어에 출전했지만 컷 통과에 실패했다. 현재는 미니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홀의 출전은 대회 최초의 흑인 골퍼인 찰리 시포드를 기념하기 위해 스폰서가 특별 초청을 하게 되면서 이뤄졌다. 시포드는 1961년 흑인 골퍼 최초로 PGA 투어 멤버가 되면서 인종차별에 맞선 인물로 추앙받는 골퍼다. 지난 2015년 시포드가 타계했을 당시 우즈는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대회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허리 부상으로 1년 반 동안 휴식을 취한 뒤 최근 투어에 복귀한 우즈도 이 대회에 출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 공유

자랑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