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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 올해의 뉴스]②112년 기다림에 응답, '대박올림픽'

12.27 22:54

박인비와 저스틴 로즈가 영광스러운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2년 만의 올림픽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올림픽 골프의 흥행은 팬들뿐 아니라 불참한 선수들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사실 올림픽 골프가 시작되기 전에 흥행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남자골프 세계 톱랭커들이 지카 바이러스와 치안 불안을 이유로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세계랭킹 1~3위가 모두 올림픽 포기를 선언했다.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미국)이 출전하지 않는 올림픽에 대한 흥미가 반감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골프 열기는 뜨거웠다. 티켓이 매진되고 구름관중이 몰렸다. 미국 스포츠 채널 시청률 조사 업체 스포츠 미디어 워치에 따르면 NBC와 골프채널에서 동시 중계한 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는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 이어 골프중계 시즌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 업체 닐슨도 미국에서 880만명이 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를 시청했다고 발표했다.

남자골프에서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디 오픈 우승자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벌어졌다. 로즈가 최종 16언더파로 우승했다. 스텐손은 2타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매트 쿠차(미국)가 13언더파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메달리스트의 평균 연령이 38세일 정도로 베테랑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금메달 색깔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결정됐다. 15언더파로 공동선두였던 로즈와 스텐손은 세 번째 샷에서 승부가 갈렸다. 51야드 남은 거리에서 시도한 스텐손의 웨지 샷은 백스핀이 걸려 핀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39야드 지점에서 로즈가 시도한 웨지 샷은 핀 1m 거리에 붙었다. 스텐손의 8m 버디 퍼트는 길었고, 결국 3퍼트 보기를 범했다. 로즈는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금메달에 입맞춤을 했다.


남자 골프 금은동 메달리스트.

박인비가 바통을 이어받아 116년 만에 복귀한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손가락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박인비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차지하자 세계 언론들은 경이감을 표했다. 박인비는 손가락 통증에도 투혼을 발휘해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가장 인상적인 금메달을 선사했다.

‘돌부처’ 박인비는 올림픽에서도 표정 변화없이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16언더파로 5타 차 완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메이저 4개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까지 석권해 골프 선수 최초로 ‘커리어 골든 슬램’을 달성했다.

최종일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오랫동안 경쟁했던 박인비와 리디아 고가 마지막 조에서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펑샨샨이 3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더 이상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13번 홀에서 박인비가 버디를 낚았고, 펑샨샨이 보기를 범해 다시 5타 차로 벌어졌다. 박인비는 17번 홀에서 3m 버디를 집어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디아 고가 은메달, 펑샨샨이 동메달을 따냈다. 특히 펑샨샨의 동메달 획득은 중국 골프붐을 가져올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메달리스트 모두가 승자처럼 활짝 웃었다. 리디아 고는 “은메달이 제 인생의 보물 1호라며 기뻐했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잠을 청할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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