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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준, OB 3방 '섹스튜플 보기'에도 드라이버 고집

10.07 13:55

이형준이 7일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2번 홀에서 OB 3방을 포함한 8온2퍼트로 섹스튜플 보기를 기록했다. [사진 KPGA]

아웃오브바운즈(OB) 3번, 섹스튜플(sextuple) 보기에도 1언더파 70타.

7일 경기 용인의 88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기록한 이형준의 성적표다. 이형준은 2번 홀(파4)에서 6타를 잃는 '대형참사' 속에서도 버디 7개를 낚으며 1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 합계 6언더파 공동 9위를 달리고 있다.

이형준은 1번 홀을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최근 드라이브샷이 잘 됐던 이형준은 394야드 2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뽑았다. 첫 번째 티샷은 당겨 쳤다. OB였다. 두 번째 티샷은 우측으로 완전히 밀렸다. 역시 OB였다. OB가 났다고 해서 연인 앞에서 자존심을 굽힐 수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특별히 이형준의 여자친구가 캐디백을 메고 있다.

그래서 다시 드라이버를 잡고 세 번째 티샷을 쳤다. 조금 당겨졌지만 공이 살아 있는 줄 알고 떨어진 지점으로 갔다. 하지만 이 마저도 OB 흰색 말뚝을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티박스에 선 이형준은 주저하지 않고 또 다시 드라이버를 잡았다. 만약 네 번째 티샷마저 OB가 난다면 공이 부족해 다음 티샷은 아이언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하고선 있는 힘껏 쳤다. 일곱 번째 샷은 다행히 페어웨이에 잘 떨어졌다. 결국 8온2퍼트로 홀아웃한 이형준은 6타를 잃으며 섹스튜플 보기를 적었다.

보통 OB 3방이면 ‘멘붕’에 빠질 만하다. 1라운드에 5언더파, 2라운드 1번 홀에 버디로 벌어놓았던 6타를 한 홀에서 다 잃었다. 하지만 이형준은 지난해 우승했던 코스고 여친이 백까지 메고 있었기 때문에 흔들렸던 마음을 부여잡았다. 그는 “힘이 빠진 게 아니라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븐파, 1언더파가 커트라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파만 하자는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이형준과 그의 백을 메고 있는 여자친구.

KPGA 투어 2승을 수확하고 있는 이형준은 지난 2014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3라운드 16번 홀(파4)에서도 섹스튜플 보기를 적은 바 있다. 당시에는 OB 1개에 해저드에 공을 빠트린 데다 나무 맞고 자신의 몸에 공이 닿아서 2벌타까지 받아 10타를 쳤다. 그날은 13오버파 85타를 쳤다.

이날 ‘대형사고’에도 이형준은 전반에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고 잘 막았다. 10번 홀에서 8m 거리의 버디를 집어넣으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11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이어 13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넣으며 5언더파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퍼트감이 좋았던 이형준은 가장 난이도 높은 17번 홀에서도 3m 버디마저 집어넣었다. 이형준은 “우승했던 코스라서 확실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다. 최근 퍼트감이 좋았기 때문에 옆 라인에 걸려도 자신 있게 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형준은 올 시즌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 2회에 상금랭킹 15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우승은 없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 85점을 주고 싶다. 컷 탈락이 많았던 지난해에 비해 꾸준한 샷을 하고 있다. 우승을 더해 90점까지 만들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 오후 조 경기를 오후 4시부터 생중계한다.

용인=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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