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한국오픈의 사나이
09.11 14:45

이경훈은 PGA 투어 진출을 위해 올 시즌 미국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뛰었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상금 랭킹 78위로 내년 PGA 투어 진출권을 따지 못했다. 1부 투어가 아니라 2부 투어에서 뛰기 위한 Q스쿨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올 시즌 마지막 대회는 좋았다. 8월말 열린 윈코 푸드 포틀랜드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랐다. 올해 유일한 톱 10이었다. 상금 2만 8000달러도 받았다. 올해 나머지 17경기 통틀어 번 돈과 비슷했다.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자신감을 찾았다. 이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 오픈에 나왔다. 이경훈은 한국오픈에서 올해 최고의 경기를 했다.
이경훈이 11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KPGA 투어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3언더파, 합계 16언더파로 우정힐스 72홀 최소타 기록(2011년 리키 파울러 16언더파)과 타이를 이뤘다. 2위는 13언더파의 최진호다.
지난해에도 이경훈은 한국오픈에서 그 해 최고의 경기를 하며 우승했다. 대회 2연속 우승이며 우승 상금 3억원씩, 2년간 이 대회에서만 6억원을 벌었다.
2타 뒤에서 시작한 최진호가 초반 맹추격했다. 1, 4번 홀 버디로 공동선두가 됐다. 이경훈과 최진호는 5번홀에서 함께 버디를 했다. 이경훈의 뚝심이 더 좋았다. 이경훈은 5번홀부터 8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았다. 최진호는 6번 홀 파를 하고 7, 8번 홀에서 버디를 하며 추격을 계속했다.
9번 홀에서 이경훈에게 위기가 왔다. 그러나 어프로치샷을 홀 한 뼘 옆에 붙여 파세이브를 했다. 이후 잘 치던 최진호가 위기를 맞았다. 다음 홀에서 티샷을 실수했고 3연속 보기로 이어졌다.
4타 차 선두였던 15번 홀에서 이경훈은 두 번째 샷을 홀 30cm 옆에 붙여 버디를 잡고 사실상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경훈의 쇼트게임은 예술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좋아진 것은 웨지"라고 말했다.
이경훈은 국내에서 2승, 일본에서 2승을 기록했다. 국내 2승이 모두 최고 권위의 한국오픈 우승이다. 이경훈은 “우정힐스 골프장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강경남이 12언더파 3위, 이창우가 10언더파 4위, 김도훈과 김영수가 9언더파 공동 5위다. 최진호는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천안=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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