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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모델' 베르체노바, 최종일 올림픽 코스레코드

08.21 00:52

독특한 모자와 패션 센스가 베르체노바를 더 돋보이게 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2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골프 마지막 날에 남녀 통틀어 최소타인 9언더파 62타 코스레코드가 작성됐다. 박인비도,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아닌 러시아의 마리아 베르체노바(러시아)가 그 주인공이다.

베르체노바는 21일(한국시간) 끝난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2개를 묶어 9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41위였던 순위는 공동 15위까지 뛰었다(오전 1시 현재).

이번 올림픽에서 8언더파 63타 기록은 세 번 나왔다. 마커스 프레이저(호주)와 매트 쿠차(미국)가 남자 골프 첫 날과 최종일에 각각 8타를 줄였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여자 골프 2라운드에서 역시 8언더파를 쳤다. 베르체노바는 대회 최종일 올림픽 코스 레코드를 한 타 차로 경신하며 주목을 모았다.

베르체노바는 신들린 경기를 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그는 처음엔 버디와 보기를 맞바꿨다. 하지만 14번 홀(파3)에서 25m 거리의 칩샷이 그대로 버디로 연결되면서 불이 붙었다. 15번 홀에서도 정확한 어프로치로 버디를 잡았고, 17번 홀에선 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1, 3번 홀 징검다리 버디를 낚은 베르체노바는 153야드짜리 파3 4번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리디아 고와 린시위(중국)에 이은 올림픽 여자 골프 세 번째 홀인원이었다. 이 때까지 8언더파를 친 그는 6번 홀에서도 1타를 더 줄이며 코스레코드 9언더파로 진입했다. 7번 홀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마지막 홀에서 4m 버디 퍼트가 쏙 들어가면서 생애 최고의 경기를 했다.

베르체노바는 2004년, 2006년 러시아 아마추어 챔피언 출신이다. 아마추어 시절 러시아를 중심으로 동유럽 쪽에서 활약했으며 2007년에 러시아 여자 골퍼 중 최초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데뷔했다. 세계랭킹은 348위로 러시아 선수 중 최고다.

그의 독특한 골프패션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챙이 둥근 모자에 하늘하늘한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필드의 모델' 같은 자태를 뽐냈다.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올림픽 골프 최종라운드의 활약으로 베르체노바는 깜짝 스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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