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이틀 연속 선두, 리디아 고와 금메달 경쟁
08.20 04:25

잔잔하던 올림픽 코스에 강풍이 들이닥쳤다. 하지만 브라질의 바람도 박인비를 흔들지는 못했다.
박인비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합계 11언더파로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2타 차 단독 선두다.
이번 올림픽 대회장은 해안가에 위치한 링크스 코스라 바람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 2라운드에선 의외로 잔잔한 바람에 많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적어 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기도 했다. 대부분 선수들이 '바람이 없으면 평이한 코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코스가 이빨을 드러냈다. 특히 오후 들어 바람이 매우 강해지면서 늦게 경기한 많은 선수들이 흔들렸다. 마지막 조로 출발한 박인비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인비는 1번 홀 버디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3, 5번 홀에서는 6m 정도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초반에 빼어난 퍼트감을 보였다.
7번 홀(파4)에선 2온에 실패하며 첫 보기를 적어냈다. 9번 홀에서도 세컨드 샷이 길어져 그린을 넘어가면서 또 보기가 나왔다. 강풍에 맞서 샷을 하려다가 잠시 물러나는 장면이 연달아 나왔다.
파5 10번 홀에선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지만 12, 14번 홀에서 또 보기가 나왔다. 1타 차까지 바짝 추격당하는 상황에서 박인비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16번 홀 세컨드 샷을 홀 1m 안쪽에 떨어뜨려 버디를 낚더니 17번 홀(파3)에선 6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마지막 홀에서 아쉬운 보기를 범했다.
양희영은 이틀 연속 상승세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인 양희영은 합계 5언더파 공동 5위까지 올랐다. 마지막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좋은 분위기로 3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어 샷이 어려웠고 퍼트할 땐 볼이 자꾸 흔들리려고 했다.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최종라운드 역전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인지는 이날 1타를 잃어 양희영과 함께 5언더파 공동 5위다. 첫 홀 2온에 성공해 이글 찬스를 만들었지만 퍼트가 아쉽게 빗나가면서 버디를 기록했다. 이후 14번 홀까지 보기만 3개 범하며 흔들렸으나 15번 홀에서 8m 정도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는 "최종라운드에서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김세영도 2타를 잃었다. 이틀 연속 오버파를 기록해 합계 1언더파 공동 22위다. 초반 버디 2개를 낚으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후 보기만 4개를 범했다.
이틀 간 잠잠하던 리디아 고는 이날 생애 첫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6언더파를 몰아쳤다. 140야드짜리 8번 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었다. 전반에만 6타를 줄인 리디아 고는 합계 9언더파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최종라운드 박인비와 금메달을 두고 맞붙는다.
제리나 필러(미국)도 3언더파를 쳐 합계 9언더파 공동 2위다. 전날 8언더파를 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강풍에 5타를 잃고 4언더파 공동 8위로 밀려났다. 4타를 잃은 브룩 헨더슨(캐나다)도 4언더파 공동 8위다.
왼쪽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하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14번 홀 티샷을 앞두고 기권했다.
최종 라운드 마지막 조인 박인비는 강풍 예보로 인해 20일 오후 8시44분에 출발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