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4위 피터스, 타이틀 방어행 1만km 여정
08.19 17:35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토마스 피터스(24·벨기에)의 기나긴 여정이 화제다.
세계랭킹 61위인 피터스는 벨기에의 톱 랭커다. 동료 니콜라스 콜사르츠와 함께 남자 골프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112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를 놓칠 리 없었고, 올림픽에서 4위에 올랐다. 메달리스트 평균 연령이 38세였는데 피터스가 4위를 차지하며 20대 젊은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는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생애 최고의 일주일이었다. 다음 도쿄 올림픽까지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이어지는 일정이었다. 18일(한국시간)부터 체코 프라하의 알바트로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유러피언투어 D+D 리얼 체코 마스터스는 그가 유럽 투어 첫 승을 올린 상징적인 대회였다. 하지만 브라질 리우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이어 곧바로 개막한 탓에 일정이 빡빡했다.
체코 마스터스 참가를 포기할 수 없었던 피터스는 올림픽이 끝난 일요일에 부랴부랴 짐을 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체코 마스터스 참가를 위해 비행한 거리는 6000마일(약 9656km)로 약 10000km 가까이 비행한 셈이다.
오랜 비행에도 피터스의 샷은 흔들리지 않았다. 피터스는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선두 라이언 에반스(잉글랜드)에 1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피터스는 “프라하에 돌아와서 여러 곳에 내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곳곳에 좋은 추억이 남아있다”며 “아직 시차적응이 되진 않았지만 대회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JTBC골프에서 대회 2라운드를 19일 오후 8시부터 생중계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