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워커, 샌드웨지로 PGA 챔피언십 우승
08.01 07:34

지미 워커(미국)가 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스프링필드의 발투스롤 골프장에서 끝난 제 98회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3언더파 67타, 최종합계 14언더파다.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워커를 메이저대회에서 20언더파를 친 유이한 두 사나이가 바짝 쫓아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0언더파를 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와 2주 전 열린 디 오픈에서 20언더파를 친 헨릭 스텐손이었다. 워커는 11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고 데이는 10언더파, 스텐손은 9언더파로 출발했다.
지미 워커는 흔들리지 않고 경기했다. 그러나 점수는 못 줄였다. 9번 홀까지 모두 버디 기회를 잡았는데 퍼터가 도와주지 않아 하나도 넣지 못했다. 10번 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들어갔다. 워커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샌드웨지가 도와줬다. 벙커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갔다.
첫 버디로 기세를 탄 워커는 다음 홀인 11번 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13언더파로 도망갔다. 15번홀에서 티샷이 나무 밑으로 갔다. 역시 운이 좋게도 라이가 나쁘지 않았다. 이 홀에서 무난하게 파를 잡았다.
지난해 우승자 제이슨 데이는 워커를 그냥 보내지는 않았다. 초반 보기 2개를 한 데이는 아이언샷이 좋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파퍼트를 우겨 넣으며 밀려나지는 않았다. 데이는 버디를 잡아야 할 파 5인 17번홀에서 3m 정도의 퍼트를 놓쳤다. 워커는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3타 차로 도망갔다. 승부가 끝나는 듯 했다.
마지막 홀은 역시 파 5다. 530야드로 비교적 짧다. 대부분 선수가 버디를 잡았다. 워커는 마지막 홀에서 안전하게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러나 바로 앞에 있는 데이가 이글을 잡고 포효하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얼굴 표정이 확 달라졌다.
워커는 안전하게 아이언 티샷한 대신 두 번째 샷 거리가 288야드나 남았다. 3번 우드로 친 샷은 러프에 빠졌다.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리긴 했으나 홀과의 거리가 11m로 만만치 않았다. 3퍼트면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워커는 그러나 2퍼트로 홀아웃해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내린 비 때문에 데이는 이날 3, 4라운드를 몰아서 36홀 경기했다. 두 라운드 모두 67타를 쳤다. 그러나 합계 13언더파로 1타 차 2위에 머물렀다.
헨릭 스텐손은 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추격권에 머물렀으나 15번 홀에서 사고가 났다. 어프로치샷이 그린을 넘어갔는데 칩샷도 짧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4번에 그린에 올라가 2퍼트로 더블보기를 하면서 주저앉았다. 8언더파 공동 8위까지 밀렸다.
지미 워커는 37세로 188cm의 키에 장타를 자랑한다. 2005년 PGA 투어에 올라왔으나 우승하는 데는 9년이 걸렸다. 2013년 188경기 만에 첫 우승을 했고 2014년과 지난해 2승씩을 거뒀다. 그리고 2016년의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올 시즌 4개 메이저대회는 모두 첫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마스터스에서는 대니 윌렛, US오픈에서는 더스틴 존슨, 디 오픈에서는 헨릭 스텐손이 우승했다.
최경주는 마지막 두 홀을 버디, 버디로 마쳐 4언더파 공동 22위, 송영한은 마지막 홀을 이글로 마쳐 이븐파 공동 56위로 경기를 끝냈다.
스프링필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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