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 스텐손, -20 최저타 기록으로 디 오픈 우승
07.18 01:54

헨릭 스텐손이 1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트룬의 로열 트룬에서 벌어진 제 145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스텐손은 최종라운드 8언더파 63타, 합계 20언더파로 필 미켈슨을 3타 차로 눌렀다. 스텐손은 마흔 살이 되어 첫 메이저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디 오픈에서 처음으로 20언더파를 친 선수가 됐다.
두 40대 베테랑의 대결은 골프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대회가 열리는 로열 트룬에서 30분 거리에 턴베리 골프장이 있다. 39년 전인 1977년 턴베리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잭 니클러스와 톰 왓슨이 대혈투를 벌였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그 태양만큼 뜨겁게 펼쳐진 둘의 승부를 골프 라이터들은 ‘듀얼 인 더 선’(duel in the sun) 이라고 부른다.
당시 왓슨이 12언더파, 니클러스가 11언더파로 한 타 차 박빙의 경기를 펼쳤다. 2위 니클러스와 3위 선수의 타수 차가 9타가 될 정도로 두 선수는 압도적인 경기를 했다.
스텐손과 미켈슨의 경기에 뜨거운 태양은 뜨지 않았다. 그러나 그 열기는 39년 전 전설들의 대결을 능가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였다. 3위 J.B. 홈즈와 미켈슨의 차이가 11타였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가 오버파를 친 대회에서 두 선수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경기하는 듯 했다.
공교롭게도 스텐손과 미켈슨은 왓슨과 니클러스의 최종 스코어인 12언더파와 11언더파로 경기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눈부셨다. 드라이브샷은 아일랜드해의 바람을 뚫고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아이언샷은 송곳처럼 정교했다. 미켈슨은 버디로 시작해 4번 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스텐손은 첫 홀 보기를 했지만 이후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전반 9홀에서 두 선수 합쳐 버디 7개, 이글 1개를 잡았다. 두 선수의 전반 스코어를 베스트 볼로 했다면 버디-버디-버디-이글-파-버디-파-버디-파로 7언더파 29타였다.
어려운 후반에서 점수를 잃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스텐손이 11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한 발 물러났지만 그대로 머물지 않았다. 스텐손은 14번부터 16번까지 3연속 버디로 도망갔다. 미켈슨은 파 5인 16번홀에서 2온에 성공했지만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스쳤다.
마지막 관문은 17번 홀이었다. 221야드의 파 3홀로 길고 벙커도 많아 매우 어려운 홀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이 홀에서 보기, 혹은 더블보기를 했다. 그러나 스텐손은 핀 2m 옆에 티샷을 붙여버렸다.
스텐손은 17번홀에서 버디를 놓쳤지만 마지막 홀에서 먼 거리 버디를 우겨 넣으면서 20언더파 우승 기록을 만들었다.
스텐손은 코스 세팅이 어려운 메이저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0개(보기 2개)를 잡아내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첫 라운드 메이저대회 최저타 타이인 63타를 기록했던 미켈슨은 최종라운드에서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고 버디 4개와 이글 1개를 잡아 65타를 치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스텐손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헨릭 스텐손은 2013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미켈슨에 이어 2위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설욕했다. 첫 스웨덴 선수 메이저 우승도 일궜다.
로리 매킬로이가 4언더파, 더스틴 존슨이 2언더파, 제이슨 데이는 1오버파, 조던 스피스는 2오버파로 경기를 끝냈다.
트룬=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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