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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 강풍에 고전한 젊은 한국 선수들

07.17 23:33

맏형 김경태와 유럽 투어 경험이 많은 안병훈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열린 145회 디 오픈 챔피언십. 선배 최경주, 양용은이 있었던 자리에 이수민, 왕정훈 등 젊은 한국 선수들이 출전했다. 한국 남자 골프의 세대 교체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경험이 적은 한국 선수들은 노장들이 활약한 이번 대회에서 고전했다.

출전한 6명의 한국 선수 중 맏형은 30세 김경태다. 노승열(25), 안병훈(24), 이상희(24), 이수민(22), 왕정훈(21)은 모두 20대 초중반이다. 노련한 선수들이 선전한 디 오픈에서 경험이 부족한 신예들은 쏟아지는 비와 강풍이 생소했다.

맏형 김경태가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경태는 첫 이틀간 1언더파를 기록해 상위권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3라운드 6타를 잃으며 흔들렸다. 마지막 홀에서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 트리플 보기를 한 것이 뼈아팠다. 최종라운드에서도 2타를 잃고 합계 7오버파 공동 53위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안병훈도 1라운드에서 이글을 낚는 등 순조롭게 시작했다. 하지만 3, 4라운드 각각 5, 6오버파를 기록해 합계 9오버파 공동 59위다. 가장 쉬운 홀인 파5 16번 홀에서 이틀 연속 더블 보기가 나왔다.

이수민은 첫날 3언더파 공동 12위까지 올라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남은 사흘 간 무려 21타를 잃어 합계 18오버파 공동 79위로 첫 메이저 대회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상희와 왕정훈, 노승열은 각각 7, 8, 11오버파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비교적 날씨가 좋았던 1라운드와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해진 사흘 간의 성적이 대조적이다. 대회 첫날 바람이 잔잔했고 비도 오지 않았다. 또 대부분 한국 선수가 오전 조로 출발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링크스 코스가 본 모습을 드러냈다. 험악해진 날씨에 상위권에 올랐던 이수민은 간신히 컷을 넘겼다. 김경태와 안병훈은 잘 버텼지만 최대 초속 14m의 강풍이 분 3라운드부터 많은 타수를 잃었다.

이번 대회에선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과의 싸움'을 부드럽게 넘기는 노련한 골프가 좋은 성적을 냈다. 유럽 코스들을 두루 돌아본 안병훈과 경험이 가장 많은 맏형 김경태의 순위가 가장 높은 이유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이번 디 오픈을 한층 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수민과 왕정훈, 이상희는 메이저 첫 출전이라는 좋은 경험을 했다. 또 한국이나 아시안투어에서 접하기 힘든 링크스 코스를 몸으로 느꼈다.

특히 이수민과 왕정훈은 올해부터 유러피언투어를 주 무대로 삼고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돌면서 다양한 코스를 접할 기회가 많다. 부진한 성적에도 성장할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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