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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앤드류 존스턴, 유럽 새로운 스타로

07.17 21:55

무성한 수염은 앤드류 존스턴의 트레이드 마크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덥수룩한 수염과 거대한 덩치, 납작한 뉴에라 모자. 앤드류 존스턴(잉글랜드)을 처음 봤을 때 눈에 띄는 것들이다. 무명에 가까운 존스턴이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8위에 올라 이름과 개성을 알렸다.

100kg이 넘는 덩치에 걸맞게 그의 별명은 '비프(Beef, 소고기)'다. 곱슬거리는 헤어스타일과 큰 머리 때문에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존스턴은 이번 디 오픈에서 많은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 그의 팬들은 열정적이다. 조용한 로열 트룬에서 괴성이 울리는 곳을 찾아가면 존스턴이 있다. 3라운드에서 팬들은 그가 샷을 할 때마다 소고기와 관련된 농담들을 큰 소리로 질러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기 내내 포커 페이스를 유지한다. 버디 등 좋은 샷을 했을 때 간단하게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존스턴은 팬들의 응원에 밝게 웃으며 화답했다. 3라운드 마지막 홀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섰을 때도 그는 미소를 지었다.

성적도 좋다. 마지막날 2타를 잃었지만 합계 3언더파 8위에 올랐다. 무명이었던 존스턴이 메이저 대회에서 톱10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존스턴은 이번 시즌 유러피언투어 에스파냐 오픈에서 첫 승을 올렸다. 당시 유럽 투어에서 20년 만에 오버파 우승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존스턴은 스윙도 특이하다. 대부분 프로 선수들은 백스윙을 시작할 때 클럽이 닫힌 채 올라간다. 하지만 존스턴은 마치 아마추어 같은 스윙을 한다. 백스윙 시작부터 클럽이 열리면서 올라가서 가끔 슬라이스가 나기도 한다. 1라운드에선 뒤땅을 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 3라운드까지 버디를 15개를 잡았는데 우승자 헨릭 스텐손, 2위 필 미켈슨이 사흘 간 기록한 버디 수와 같았다. 3라운드 13번 홀에선 칩 인 버디를 기록해 갤러리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 버디 퍼트는 또 홀 앞에 멈췄다. 하지만 존스턴은 웃었고, 갤러리들도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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