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이상엽 대역전 드라마로 매치플레이 우승
06.12 17:45

이상엽(22)이 대역전 드라마로 1부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이상엽은 12일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노익장을 발휘한 황인춘(42)을 1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13번 홀까지 4홀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이상엽은 14번 홀부터 5개 홀을 모두 따내면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상엽은 16강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 후보 송영한을 따돌리고 결승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무명 돌풍을 이어간 이상엽은 이 대회 최초로 예선 통과자가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2014년 챌린지투어(2부) 상금왕에 올랐고, 2부 투어 2승 기록이 있는 샛별 이상엽은 자신의 1부 투어 최고 기록인 10위를 넘어서는 첫 우승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결승전에서 만난 황인춘과 이상엽의 나이 차는 무려 20살이었다. 황인춘은 아들 뻘과 결승전을 치렀고 전반까지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후반 들어 이상엽이 흔들리자 황인춘이 무섭게 치고 나갔다. 황인춘은 10번 홀에서 버디로 1홀을 앞서갔다. 11번 홀에서는 이상엽의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서 파를 하고도 홀을 가져왔다. 12번 홀에서는 티샷을 핀 가까이에 붙여 컨시드를 받고 홀을 가져왔다. 순식간에 3홀 차로 앞서나간 황인춘은 13번 홀에서도 이상엽이 OB를 범해 4홀 차로 달아나 분위기가 완전히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황인춘이 기회를 살리지 못해 추격을 허용했다. 이상엽은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2홀 차로 추격했다. 특히 ‘골프의 해방구’인 15번 홀에서 팬들의 응원을 많이 받은 이상엽이 버디를 잡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6번 홀에서 황인춘이 끝낼 기회를 잡았지만 2m 버디 거리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해 1홀 차까지 좁혀졌다. 17번 홀에서도 황인춘의 실수가 나오면서 승부의 균형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황인춘이 2m 파 퍼트마저 놓치면서 대역전 드라마가 마무리됐다.
황인춘은 2010년 한중 투어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 이후 통산 5승째를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악몽 같은 패배를 당했다.
3-4위전에서는 올 시즌 1승을 거두고 있는 박상현이 김병준에 2홀 차로 승리하며 3위에 올랐다. 문도엽은 연장 접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이형준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송영한이 7-8위전에서 윤정호를 1홀 남기고 2홀 차로 승리했다. 9-10위전에서는 문경준이 변진재를 물리쳤고, 11-12위전에서는 주흥철이 김인호를 따돌렸다. 이상희가 김대섭을 꺾고 13위, 마관우가 김수환에 승리하며 15위를 차지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