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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하루 이글 2개, 허인회 혼자 백 메고 홀인원

05.20 14:41

최경주(오른쪽)는 자신의 프로 경기 최초로 하루에 이글 2개를 기록했고, 허인회는 캐디 없이 혼자 백을 메고 가다가 홀인원을 작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KPGA]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

‘탱크’ 최경주는 하루를 상쾌하게 출발했다. 전날 밤 9시30분에 잠든 최경주는 20일 오전 4시에 깼다. 4시30분에 알람을 맞춰두고 잤는데 6시간 이상 숙면을 취한 덕분에 일찍 눈이 떠졌다고 했다.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2오버파로 부진했던 최경주는 골프장 측에 오전 5시에 라이트를 켜줄 수 있냐고 문의했다. 오전 5시15분께 해가 떴는데 최경주는 그렇게 일찍 해가 뜰 줄은 몰랐다고 한다. 계획한 대로 오전 5시부터 샷과 퍼트 연습을 소화한 최경주는 오전 6시50분 티오프를 했다.

착실한 준비덕분에 상쾌하게 출발했다. 첫 두 홀의 결과가 최경주의 발걸음을 더 가볍게 했다. 10번 홀에서 시작한 최경주는 첫 홀에서 버디를 뽑았다. 11번 홀(파4)에서는 샷 이글을 낚으며 순식간에 3타를 줄였다.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142야드 남은 거리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138야드 지점에 떨어진 뒤 떼굴떼굴 굴러 홀컵으로 쏙 들어가 이글이 됐다. 함께 라운드를 했던 박상현은 “최 프로님 200만원, 200만원”이라며 함께 기뻐했다. 대회 파4 홀에서 처음으로 이글을 기록하는 선수에게 200만원의 SK텔레콤 상품권이 걸려 있었던 부상을 최경주가 획득하게 된 것이다.

전반에 2타를 줄인 채 마친 최경주는 후반 첫 홀도 버디로 시작했다. 530야드 파5 5번 홀에서는 두 번째 이글이 나왔다. 드라이버 공략 후 250야드에서 5번 우드로 공략한 게 그린을 약간 넘겨 프린지에 떨어졌다. 10야드 남은 거리에서 54도 웨지도 날을 세워서 친 게 핀을 맞고 홀컵으로 들어갔다.

최경주는 이날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2오버파로 출발했던 최경주는 중간 합계 2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6위로 도약했다. 박상현이 8언더파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경주는 “공식 프로 대회에서 이글을 한 라운드에서 2개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잔디가 죽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초반에 버디와 이글이 나와 기분 좋게 라운드를 풀어갈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상병 허인회는 최경주와 달리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티오프했다. 1라운드 때 캐디백을 멨던 캐디가 늦잠을 자서 대회장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인회는 어쩔 수 없이 캐디백을 메고 혼자서 18홀을 돌아야 했다. 최대 14개의 클럽을 휴대할 수 있지만 허인회는 가방을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해 클럽을 6개나 뺐다. 드라이버, 3번 우드, 유틸리티, 5번, 7번, 9번 아이언, 58도 웨지, 퍼터 등 8개만 백에 넣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공도 3개만 가지고 나가 플레이 했다.

전반에는 혼자서 백을 메야 해서 정신이 없었고 샷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파5 13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문 허인회는 후반에 무섭게 타수를 줄였다. 1번과 3번 홀 징검다리 버디를 낚은 허인회는 5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191야드 파3 8번 홀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5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홀컵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공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허인회는 티박스에서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허인회는 부상으로 3500만원 상당의 산소 캡슐 기기를 받았다.

허인회는 이날 버디 5개, 이글 1개,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2언더파 6위로 도약했다. 그는 “너무 힘들었다. 어깨가 너무 아프다. 마지막 홀에서는 손까지 떨렸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이어 그는 “홀인원은 프로 통산 두 번째다. 군산CC오픈에서도 혼자 백을 메고 경기를 해본 적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번이 더 힘들었다. 하루에 36홀을 돈 느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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