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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손, "유럽서 캐디로 행복"

05.06 21:13

구스타프손

한 때 LPGA 투어를 주름잡던 장타자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은 유럽여자투어(LET)에서 캐디를 하고 있다.

유럽여자투어 랄라메리엄컵이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 모로코 라바트의 다르 에스 살렘 골프장에서 6일 그를 만났다. 사하라 사막을 끼고 있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는 예상과 달리 날씨가 궂었는데 구스타프손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캐디백을 메고도 행복해 보였다.

상금랭킹 1위를 보좌하는 캐디가 1등 캐디라고 한다면 구스타프손은 유럽여자투어의 최고 캐디다. 현재 투어 상금 랭킹 1위 베스 앨런(미국)의 가방을 메고 있다.
유럽여자투어는 규모가 크지는 않다. 대회 수는 19개지만 미국 LPGA 등 다른 투어와 공동 개최 대회가 절반 정도 된다. 브리티시 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는 LPGA 투어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쓴다.

올해 뉴질랜드 여자 오픈에서 리디아 고가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일반 대회에도 LPGA 선수가 초청선수로 나와 상금의 큰 부분을 가져가곤 한다.
그래서 유럽여자투어 4개 대회를 치른 현재 1위 앨런의 상금은 약 6000만원에 불과하다. 그의 캐디를 하는 구스타프손이 받는 돈이 얼마가 될지 대충 짐작이 간다. 교통비에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구스타프손이 돈을 벌려고 가방을 짊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구스타프손 “투어의 분위기를 사랑한다. 은퇴하고 나서도 대회의 분위기를 계속 느끼고 싶었다. 그 얘기를 들은 베스가 함께 하자고 해서 캐디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구스타프손은 스물세살이던 1996년부터 유럽 투어에서 뛰었고 99년 미국으로 옮겼다. LPGA 투어에서 5승을 했고 2013년까지 뛰었지만 자신이 투어생활을 시작한 유럽투어에 애정이 많다.

구스타프손은 "처음으로 캐디를 한 경기에서 우승했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열린 레이디스 유러피언 마스터스에서다. 구스타프손은 “베스는 나와는 경기 스타일이 다르다. 나는 공을 멀리 쳤는데 베스는 정확히 친다. 다른 방법으로 우승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구스타프손은 LPGA 커미셔너였던 타이 보토와 2006년 결혼했다가 2010년 이혼했다. 호쾌한 장타로도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심각한 말더듬증으로 고생했다. 2011년 이를 공개했다.

말더듬증 때문에 집단 따돌림을 받다가 자살을 시도한 학생을 돕기 위해 타이거 우즈와 함께 노력하기도 했다.

라바트=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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