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라운드 불참 안병훈, 마스터스 본 경기 참가 문제 없어
04.07 08:47

안병훈은 7일부터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80회 마스터스에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다. 안병훈의 오거스타 방문은 6년 만이다.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마스터스 티켓을 땄다. 기대감을 안고 마스터스에 출전했지만 11오버파로 컷 탈락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6년 전과 달리 안병훈은 유럽 무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뒤 다시 마스터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서 아시아 최초로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골퍼로 급성장했다.
유러피언투어 제5의 메이저인 BMW PGA 챔피언십을 석권하는 등 유럽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지만 4대 메이저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 3개 대회에서 모든 컷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지금까지 7번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2014년 디 오픈 26위를 제외하곤 모두 컷 탈락했다.
올해는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안병훈은 “시즌 첫 번째 메이저라 의미가 특별하고 더 집중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컷 통과다. 이후에는 3, 4라운드에 잘해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병훈은 1~2라운드에서 트로이 메리트(미국), 이안 우스남(웨일스)과 함께 플레이를 한다.
하지만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 지난 달 말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델 매치플레이 16강전에서 목 통증을 호소했던 안병훈은 여전히 목이 불편한 상황이다. 그래서 5일 연습 라운드와 6일 파3 콘테스트도 건너뛰었다. 델 매치플레이 16강 경기 당일 잠자리에서 일어난 안병훈은 담 증세를 보였다. 안병훈은 1년에 1~2번씩 담 증세로 고생하고 있다. 특별한 병명이 있는 건 아니고 잠을 잘못 자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안병훈은 잠자리를 조심하는 편이고, 이번 대회 때도 4일 밤 오거스타에 도착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안병훈 매니지먼트사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오전 경기장에서 목 부위에 치료를 받았다. 대회 참여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안병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8홀 연습 라운드를 돌았고, 아이언 샷은 풀스윙을 했다. 앞으로 4일간 화이팅"이라며 손가락 브이자도 그렸다.
안병훈은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WGC 델 매치플레이 이후 쇼트게임에만 집중했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그린 주변 플레이와 퍼트 훈련에 집중하며 마스터스를 대비했다. 그는 “올림픽 시즌이라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퍼트다. 악명 높은 빠른 그린을 잘 요리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는 “샷은 괜찮은데 최근 퍼트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그린이 워낙 어려운 코스라 퍼트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퍼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그는 퍼트감을 되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델 매치플레이 예선에서도 짧은 퍼트를 여러 개 놓쳐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힘겹게 끌고 가기도 했다.
안병훈은 올 시즌 PGA 투어 4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린 적중 시 퍼트는 1.74개(42위)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평균 퍼트 수 28.67개에 비해 4라운드 평균 퍼트 수가 30.67개로 높고, 3m 내 퍼트 성공률이 88%로 98위에 머물고 있다. 1.8m 거리에서 퍼트 성공률도 72.75%로 좋은 편이 아니다.
안병훈은 304.5야드의 드라이브샷 거리와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수준급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퍼트까지 잘 떨어진다면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병훈은 올림픽 전까지 미국 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안병훈은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아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이 유력하다. 2장의 올림픽 티켓 중 안병훈이 한 자리를 예약하고 있고, 나머지 한 장을 두고 김경태(75위), 최경주(103위), 송영한(123위), 이수민(128위) 등이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올림픽 대비를 위해 주로 미국 무대에 집중할 안병훈이다. 순수 유러피언투어는 5월 디펜딩 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과 7월 스코티시 오픈만 출전할 예정이다. 이동거리가 많은 유럽 무대 대신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할 수 있는 PGA 투어 대회에 전념하며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마스터스와 US오픈, 디 오픈을 비롯해 7월 말 마지막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을 소화하는 안병훈은 이후 일주일 휴식을 갖고 8월11일부터 나흘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한다. 그는 “메이저 대회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이 더 중요하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