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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뜨거운 골프장들 "지난해 비해 손님 2배"

01.03 14:44

신년 연휴 기간 중 스크린 골프장에서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기로 약속했던 박모(47·자영업)씨는 날씨가 따뜻해 계획을 바꿔 아예 골프장으로 갔다.

박씨는 “봄, 가을에 골프장을 예약했다가 날씨가 궂으면 취소하고 스크린 골프장에 대신 가곤 했는데 이번 겨울엔 스크린 골프를 예약했다가 너무 날씨가 좋아 골프장으로 가는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일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날씨가 봄날처럼 포근해 기분 좋게 골프를 즐겼다”고 말했다.

3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이상고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들은 날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경기 광주시에 있는 뉴서울 골프장 김종안 대표는 “지난해 보다 손님이 딱 두 배로 하루 40팀을 채운다”며 “따뜻한 날엔 당일 예약하고 오는 손님도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 스카이 72골프장 마케팅팀 김유진 매니저는 “이번 주말 손님이 꽉 찼다. 부킹난이라고 까지 하기는 어려워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인기 있는 코스는 라운드 하기 어렵다. 날씨가 추워 골프장이 썰렁하던 지난해와 확 비교가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 정석천 운영팀장은 “2015년 12월은 2014년 12월에 비해 내장객수가 2배였다. 혹한기인 1월에 하던 골프장 휴장도 날씨가 따뜻하다는 예보에 따라 올해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골프장 수익이 줄어 영업일을 늘려야 했는데 올해 겨울엔 날씨 때문에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휴장을 발표했다가 철회하는 골프장도 생기고 있다. 12월 28일부터 2월 11일까지 문을 닫겠다고 공지했던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은 날씨가 따뜻하고 눈이 내리지 않자 휴장 일정을 줄였다. 1월 29일까지만 휴장한다.

강원도 홍천의 비콘 힐스 골프장은 지난해 2개월 휴장을 했는데 올해는 1주만 쉬고 금, 토, 일요일 손님을 받는다. 이미 휴장을 한 골프장 중 일부는 조기 영업 재개를 고심 중이다. 골프장들은 이에 따라 휴장기에 휴가를 떠나던 캐디들에 SOS를 치고 있다.

여행업계에 의하면 겨울 동남아 골프 여행객들은 지난해에 비해 7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관련 해외 여행사들은 날씨가 추워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반면 영호남 지역 골프장들은 손님이 늘었다.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장은 가을처럼 2부제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도 이상 고온으로 골프장이 뜻밖의 겨울 호황이다. 미국 골프 예약 사이트인 골프 나우 등에 따르면 이번 겨울 시카고 지역의 라운드 수가 지난해에 비해 5배, 인디애나 지역은 6배로 늘었다. 겨울엔 대부분 눈에 쌓여 있던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베스페이지 골프장은 5개 코스 중 3개를 열었고 주말 400라운드가 치러지고 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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