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막말 논란 트럼프와 관계 끊기
12.13 08:05

골프계가 막말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관계 끊기에 나섰다.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을 주관하는 R&A는 트럼프가 소유한 턴베리 골프장에서 대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3일(한국시간)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PGA 투어가 월드골프 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을 내년까지는 트럼프 도랄 리조트에서 열지만 이후 대회 장소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오래된 대회이자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9개 코스에서 돌아가면서 열린다. 턴베리도 그 중 하나다. 올해 브리티시 여자 오픈이 열렸으며 2020년 남자 디 오픈이 예정된 곳이다. 트럼프가 이 코스를 사서 ‘트럼프 턴베리’라고 이름을 바꿨다.
WGC 4대 시리즈 중 하나인 캐딜락 챔피언십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도럴 골프장에서 열린다. 이 역시 트럼프가 구매해서 호화롭게 리노베이션했다. 2022년까지 대회를 개최하기로 계약이 돼 있다.
그러나 PGA투어는 "트럼프의 발언은 골프를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이 즐겨야 한다는 우리의 가치와 다르고 대회 장소 변경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PGA 투어는 도랄 골프장에서 53년간 대회가 열렸고 이를 통해 마이애미 지역의 자선기금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년 대회는 예정대로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잇단 막말로 골프계에서 외면 받는 분위기다. 골프 대회를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치르지 말아야한다는 온라인 서명이 4만명이 넘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트럼프의 골프장 보이콧 운동이 일고 있으며 두바이에 있는 트럼프의 광고판은 찢겨졌다.
트럼프는 미국과 영국, 아일랜드 등에 호화 골프장 17개를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골프장들의 가치가 64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된 대회는 2017년 US 여자 오픈과 2022년 PGA 챔피언십 등이 남아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모든 무슬림들을 완벽하게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