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스' 김태훈 내년에도 부친과 함께 필드 누빈다
11.17 08:28

‘테리우스’ 김태훈이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아버지와 내년에도 함께 필드를 누빈다.
김태훈은 부친 김형돈씨와 KPGA 코리안투어 2승 모두 합작했다. 특히 시즌 최종전인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에서 환상의 호흡을 뽐내며 시즌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태훈은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눈 건 없지만 내년에도 아버지가 백을 멜 것 같다”라고 털어 놓았다. 10년간 아들의 백을 메왔던 김씨는 “체력이 떨어져 아들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하며 가차 없이 그만 둘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스윙 매커니즘 같은 부분들은 제일 잘 알고 있다”며 내년 시즌도 약속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에 80점을 줬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 초반에 의욕이 앞서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욕심을 버리니 성적도 따라왔다. 결국 보너스 대회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했던 시즌 최종전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태훈은 “후반기 들어 내 자신이 덤덤해진 것 같다. 마음적으로 안정되고 여유도 생기니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며 “마음의 비우는 훈련을 하고 우승까지 한 게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으로 다음 단계에 도전하고 올라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아버지 김씨도 마지막 대회가 호흡이 가장 잘 맞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홀 퍼트할 때만 조금 떨렸지 그 전까지 전혀 긴장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한 것 같다. 티샷이 해저드에 빠졌을 때도 충분히 잘 빼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1승을 한 뒤 2승을 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주는 우승이었다”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17일부터 일본 오카야마현 JFE 세토나이카이에서 열리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3차 퀄리파잉스쿨에 참가하고 있다.아버지 김씨는 이번 일본 Q스쿨에는 함께 가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Q스쿨에 진출하면 김씨는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김태훈은 “일본 투어의 환경이 한국보다 낫다고 들었다. 갤러리가 많고 선수를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고 해서 예전부터 뛰어보고 싶은 무대였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축소되면서 많은 선수들이 일본무대를 겸하고 있다. 생계를 위한 당연한 선택이 되면서 일본 Q스쿨에 많은 한국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3차 Q스쿨은 모두 6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의가사 제대한 강경남이 지난 달 30일 골프5 컨트리 서니 필드에서 열린 3차 Q스쿨에서 20언더파 1위를 차지하며 최종 Q스쿨에 올랐다. 주흥철도 지난 13일 휴지 컨트리 카니 클럽에서 끝난 3차 Q스쿨을 16언더파 1위로 통과했다. 그리고 이창우, 홍순상 등도 가볍게 Q스쿨을 통과한 상황이다.
일본 Q스쿨은 PGA 투어나 유러피언 투어처럼 벽이 높진 않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지옥의 관문’으로 불린다. 보통 각 지역당 27명까지 최종 Q스쿨에 진출한다. 12월3일부터 6일간 108홀의 죽음의 레이스에서 살아 남은 상위 35명만이 1부 투어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코리안투어도 16일부터 군산 골프장과 현대 더링스 골프장에서 2차 Q스쿨이 열리고 있다. 올 시즌 상금순위 85위 밖의 선수들은 2차 Q스쿨을 통해 최종 스테이지에 도전해야 한다. 최종 3차 Q스쿨은 24일부터 나흘간 군산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