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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캐디 교체 불운 극복한 박준원

11.06 17:12

박준원이 6일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낚으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KPGA]

캐디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갑자기 파트너가 바뀐 박준원이 불운을 이겨내며 시즌 첫 승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박준원은 5일 현대 더링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을 허둥지둥 출발해야 했다. 대회 개막 전날 밤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캐디 김정석씨가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길을 걷던 중 차에 부딪힌 김씨는 발에 깁스까지 해 캐디백을 메지 못하게 됐다. 박준원은 부랴부랴 하우스 캐디를 구했지만 불안감을 지울 순 없었다.

급하게 캐디를 구했지만 썩 믿음이 가지 않았다. 캐디 경력이 짧고, 현대 더링스 골프장에서 일을 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서다. 대회 경험도 전무한 캐디였다. 그래서 첫 날 첫 홀에서 박준원은 세컨드 샷을 물에 빠뜨리는 등 정신없이 경기를 시작했다. 초반에 흔들렸지만 이내 안정을 찾은 박준원은 자신의 경기력을 점차 찾아 나갔다. 첫 날 보기 3개를 하고도 버디 8개를 뽑았을 만큼 퍼트감이 좋았다.

박준원은 6일 2라운드에서도 버디만 7개를 낚으며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오후에 경기를 했지만 바람이 잔잔했던 덕분에 박준원은 12언더파 단독선두로 도약했다. 11언더파 2위 김태훈과는 1타 차다. 박준원은 “샷과 퍼트가 적절하게 잘 됐다. 짧은 퍼트에 신경을 썼고, 집중이 아주 잘 된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원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6m 버디를 성공시켰고, 4번 홀(파3)에서 8m 버디를 낚는 등 쾌조의 퍼트감을 뽐냈다.

지난해 매경오픈 우승으로 통산 첫 승을 거뒀던 박준원은 올해 다소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9개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톱10 4차례 들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신한동해오픈 공동 5위가 올해 최고 성적이었다. 새로운 스폰서가 생기면서 부담감을 가진 게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생각의 전환이 부담감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됐다. 넵스 헤리티지 대회가 전환점이 됐다. 박준원은 “넵스 대회가 열린 코스가 저와 궁합이 맞다고 생각하고 정말 많이 준비했다. 하지만 부담감과 의욕만 앞섰던 게 느껴졌다. 그래서 부담감은 누구나 겪어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심적으로 안정을 되찾자 넵스 대회 이후 톱10에 3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박준원은 코스에서 리더보드를 절대 보지 않는다. 보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남은 3, 4라운드에서도 박준원은 경쟁자를 신경 쓰기 보다는 제 플레이에만 집중하며 우승을 노릴 계획이다.

JTBC골프는 이번 대회를 매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하고 있다.

태안=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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