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언더파 3위 이수민 "4관왕 부담? 오히려 즐기려 한다"
11.05 14:30
이수민은 5일 시작된 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에서 19언더파 이상의 스코어로 우승을 해야 4관왕 꿈을 이룰 수 있다. [KPGA]
한국 골프의 차세대 스타 이수민은 ‘수퍼 루키’라는 수식어를 달고 싶어 한다. 시즌 최종전이 소원을 이룰 수 마지막 기회이자 무대다. 그는 자신에게 쏠린 시선도 즐기는 강심장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수민은 5일 충남 태안 현대 더링스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8언더파 단독선두 홍순상에 3타 뒤진 공동 3위다. 이수민은 “기대감에 대한 부담도 즐기려고 한다. 그래야 긴장감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신인왕을 확정 지은 이수민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4관왕도 가능하다. 상금왕과 대상은 물론이고 최저타수상 타이틀도 희망이 있다. 상금왕의 경우 우승 상금 6000만원을 획득해야 하고, 최저타수상은 19언더파 이상을 기록해야 70.125타의 김기환을 밀어낼 수 있다. 이수민은 “바람이 안 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최저타수상도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욕심을 드러냈다. 바람이 첫 날처럼 잔잔할 경우 우승 스코어를 20언더파로 예상했다. 이수민은 '괴물'로 불렸던 2007년 김경태 이후 8년 만에 4관왕 도전을 노리고 있다.
출발은 불안했다. 10번 홀(파5)에서 시작한 이수민은 세컨드 샷을 물에 빠뜨렸다. 홀마다 워터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샷이 조금만 벗어나면 많은 스코어를 잃을 수 있는 코스다. 이수민도 “이렇게까지 워터해저드가 많은 코스는 처음이다. 그래서 티샷을 신경 써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수민은 볼을 물에 빠뜨리고도 파 세이브를 잘해냈다.
13번 홀(파4)에서는 3퍼트가 나왔다. 50cm의 파 퍼트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 볼에 모래가 묻어 있었던 탓에 보기를 적었다. 이수민은 “너무 쉽게 생각해서 볼을 닦지 않고 바로 쳤는데 모래 때문에 튀어서 파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다. 이후 더욱 긴장해서 플레이를 했고, 오히려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인 이수민에게 적당한 긴장감은 큰 도움이 됐다. 이수민은 전반을 1언더파로 마쳤고, 후반에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으며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감했다. 특히 5~6번 홀에서 3연속 버디의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그는 “샷감이 괜찮아서 편한 마음으로 임했다. 하지만 초반에는 기분이 붕 뜬 느낌이 있어서 아이언 샷이 잘 안 됐다”며 “오늘은 티박스가 앞쪽으로 당겨져서 그렇게 어려운 홀이 없었다. 페어웨이도 넓게 느껴졌다”고 했다.
군산 골프장처럼 간척지 위에 조성된 현대 더링스 골프장은 링크스 코스다. 바람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이수민은 이런 링크스 코스에서 강점을 드러내왔다. 군산 골프장에서 열린 군산CC 오픈에서 2013년 아마추어, 2014년 프로 신분으로 연달아 우승도 했다. 그는 “바람을 태우는 스타일이다. 바람의 강도에 따라서 구질을 바꿔 치기도 하는데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군산 골프장보다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인데 이수민은 넓게 봤다. 그만큼 샷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군산 골프장에서의 좋은 기운 같은 게 여기서도 느껴진다. 페어웨이가 전체적으로 좁은 아시안투어를 뛰다 와서인지 페어웨이가 넓게 보인다”고 말했다. 2라운드 전략에 대해선 “티샷이 중요한 코스이기 때문에 1라운드 때처럼 페어웨이만 잘 지킨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JTBC골프는 이번 대회를 매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태안=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