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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준 "어머니 칼국수집 개업 도움돼 기뻐"

10.04 18:07

이형준 [KPGA 민수용]

이형준 인터뷰.

-소감은.
“스타트가 너무 안 좋아 이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끝까지 치니 좋은 결과 나온 것 같다.”

-첫 두 홀 OB가 난 상황은.
“너무 긴장했다. 두 번째 홀에서 포기한 것은 원구와 잠정구가 다 OB가 됐다. 그래서 그 홀은 포기했다.”

-아버지가 캐디를 항상 하나.
“주로 아는 동생들 쓰는데 이번에는 할 사람이 없어서 아버지(53, 이동철)에게 부탁했다. 9년 전인 중 2때 아버지가 간암 수술을 받으셨다. 그 때 암울했다. 아버지를 못 볼 수도 있다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완쾌하셨다. 술은 전혀 안 드셨다. 아버지 골프 실력은 제가 시작하기 전에는 보기 플레이 정도 하셨다. 오늘 경기 후 수고했다고 한 마디 해주시더라. ”

-가장 어려운 경기는.
“어제 이창우와 함께 경기할 때 15번 홀에서 2홀로 지고 있었다. 15번 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못 이겨서 거의 반 포기했다. 16번 홀에서 창우가 실수하더라. 그래서 역전승했다.”

-역전 우승 원동력은.
“과감하게 쳤다. 뒤에 안 보고 넣겠다고만 생각했다. 10번 홀에서 버디한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 대회에서 64강전부터 6개의 매치를 경기하면서 10번홀에서는 계속 이겼다. 그래서 자신감을 찾았다. 17번홀 티샷 치고 나서는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티샷 잘 갔고 주흥철 선배 당겨졌더라. 거리 표시가 보이는데 좋아하는 거리가 남았다. 그린에 올릴 수 있으니까 버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6강에서 떨어져서 올해는 주말까지만 가자고 생각했다. 작년에 16강에서 주흥철 선배에게 졌다.”

-올해 왜 성적이 안 좋았다.
“이거 우승하려고 그랬나보다. 사실 퍼터가 되게 안됐다. 하반기 들어서 그랬다. 샷은 정말 좋았다. 퍼터수를 보면 35개를 넘어갔다.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고 까먹기만 했다. 추석 때 연습 안하고 집에서 쉬었다. 마지막 남은 시합이라고 생각해서 재미있게 치고 오자라고 가족들과 쉬면서 연습도 안했는데 잘 됐다.“

-매치플레이라서 잘 칠 수 있었나.
“차이가 많다. 나는 과감하게 치는 스타일이다. 좀 더 자신이 있었고 경기 방식이 마음에 든다. 뒷감당을 안 해도 되는 게 매치플레이는 좋다. 한 홀에서만 끝나면 되는 것이다. 2번 홀에서 OB 2방이 났는데 만약 스트로크 경기였다면 끝까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매치플레이라서 이길 수 있었다.”

-포커페이스인가.
"아니다. 표정관리 안한다. 티도 냈다. 선글랜스도 일부러 쓰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두 세 홀 너무 떨었다. 공 뒤에 퍼터가 닿을까봐 걱정도 했다.”

-올해 군대 가나.
“입대 신청 해 놨다. 올해 입대할 수 있을지 발표가 이달 중순에 난다. 불합격하면 다른 곳에 알아봐서 무조건 내년 3월전까지 입대할 예정이다. 군에 다녀와서는 아시안 투어에 다닐 계획이다. 거기서 많이 배웠다. 서른살이 넘어가면 일본 투어를 하고 싶다.”

-2승을 했는데 골프를 좀 알겠나.
“골프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식이 있으면 시키고 싶지 않다. 할 줄 아는 것이 이 것 밖에 없어서 하는 것이다. 골프는 힘들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몸 관리하는 것이 특별하다. 경비도 많이 들고 투자에 비해 회수가 적다. 그래도 그만둘 생각은 안했다.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으니까. 먹고 살려면 이 거 잡고 있어야 한다.”

-상금 많이 받았다.
“집에서 원래 칼국수 식당을 했는데 오랫동안 안 하다가 이번에 광주 광산구 흑석동에서 다시 개업한다. 어머니가 돈이 없다고 해서 가슴이 아팠다. 올해 돈을 못 벌어서 미안했는데 이번에 돈을 벌어서 큰소리 칠만한 것 같다.”

용인=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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