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부단장 최경주 "올해 박빙의 승부될 것"
10.02 07:31
8일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과 인터내셔널의 대륙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최경주 수석 부단장이 1일 내한했다. 2003년과 2007년, 2011년에 이어 올해는 선수가 아닌 부단장으로 대회 무대를 밟게 된 그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에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포함됐다. 경기 방식 등의 변화로 올해는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최경주와 일문일답.
▲ 2003년 남아공에서 열린 제 5회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당시 선발 랭킹이 11위나 12위였고, 개리 플레이어 단장이 나를 선택해 출전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상 위에 출전 선수 모두를 앉혀 놓고 각 나라별 애국가를 현지인이 현악기로 연주해준 일이었다. 대한민국 애국가가 연주되는데 굉장히 뭉클했다. 카를로스 프란코라는 파라과이 출신 선수가 있었는데 국가가 너무 길었다. 6분 정도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끝나는가하면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동료 선수들이 대한민국 국가는 짧아서 좋다고 말해줬던 기억이 남는다. 선수 환영 파티 때는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서로 춤을 추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프레지던츠컵이라는 대회가 그 나라를 소개하는 중요한 대회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 올해 네 번째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다. 올해는 선수가 아닌 수석 부단장으로 출전하는데 소감은?
"선수 입장일 때는 공만 치면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단장을 돕는 입장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이 된다.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행동을 잘 파악해 상대팀에게 영향을 줄수 있는 선수가 있고, 또 그렇지 않은 선수가 있다는 걸 파악해야 한다. 분별을 잘 해서 팀을 잘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부단장이라는 자리가 더 긴장이 되고 부담이 많이 된다."
▲ 인터내셔널은 역대 전적에서 1승1무8패로 절대 열세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방식을 바꾸는 등의 변화가 있다. 바뀌는 방식이 인터내셔널에 더 유리하게 적용될까?
"인터내셔널팀은 상위 8명을 볼 때 미국팀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팀은 모든 선수들이 세계랭킹 25위 안에 있는데 인터내셔널은 55위까지 선수들이기 때문에 12명을 모두 놓고 보면 약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 방식을 30점으로 낮춘 것이 파격적인 전략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팀이 많이지면 많아질수록 한 쪽이 불리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팀 수를 줄이게 돼 박빙의 승부가 될 것 같다. 경기를 관전하는 측면에서도 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 단장인 닉 프라이스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나?
"팀의 전략이나 전술과 관련해 닉 프라이스 단장과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 및 컨디션이 어떤지 체크해 볼 예정이다. 닉 프라이스와 나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의 부단장들이 머리를 맞대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선수들로 구성된 가상의 팀을 짜고 있다. 연습 라운드를 지켜보고 실제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한 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 올해 대회에는 2011년과 같이 역대 최다 타이인 4명의 아시아 선수가 출전한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초의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는데.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아시아 선수가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아시아 선수가 많다고 해서 전략적으로 약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는 아시아 선수 구성도 참 잘 됐다고 보인다. 과거에는 한국 또는 일본 선수들 뿐이었는데, 올해는 한국, 일본, 인도 그리고 태국선수들까지 한 팀이 되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골프가 굉장히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아시아 선수들이 많이 참가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좋은 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 인터내셔널팀에는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를 꼽는다면?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은 머리에 무언가를 이고 땅에 기어가고 있는 개미의 머리 위 물체만을 골프 채로 쳐 낼 수 있을 만큼 섬세하다. 데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팀도 분명 압박이 될 것이다. 다만 그동안 성적이 열세였던 것은 '홈'인지 '어웨이 코스'인지 확실히 인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홈 코스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선수들이 많았다."
▲ 배상문이 단장 추천 선수로 출전하는데?
"배상문은 대회 코스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던 경험이 있다. 매치 플레이는 많이 해본 경험이 없지만, 샷도 잘 되고 있고, 코스에 대한 자신감도 넘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훨씬 더 유리한 조건으로 시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