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시드권자 서형석 돌풍, '이겨도 고민이네'
10.01 18:13
올 시즌 코리안투어 시드권자 중 유일한 고교생인 서형석이 1일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전에서 박도규를 따돌리고 32강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KPGA]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연소 시드권자 서형석(서울고3)이 매치플레이에서도 돌풍을 이어나갔다.
서형석은 1일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에서 백전노장 박도규를 3홀 남기고 4홀 차 승리를 거뒀다. 박도규는 이 대회 준우승 1회, 8강 2회에 올랐던 매치플레이 강자다. 하지만 매치플레이에 첫 출전한 서형석은 고교생의 패기로 박도규를 제압하며 32강에 올랐다.
서형석은 장대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악조건 속에서도 버디 3개, 보기 1개를 하며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신예가 전혀 흔들림이 없자 박도규가 보기 4개를 하며 무너졌다. 박도규는 2011년 대회 결승에서 홍순상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서형석은 “과감하게 치자고 마음먹은 전략이 주효했다. 홀당 승부가 벌어지는 매치플레이라 오히려 과감하게 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마추어 때도 매치플레이는 해본 적이 없다는 서형석은 노련한 박도규의 플레이는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의 경기에만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는 “멘털 선생님도 상대 플레이에 신경 쓰지 마라고 조언했다”라고 설명했다. 매치플레이와 팀 대항전에만 있는 컨시드도 노련하게 잘 활용했다. 서형석은 1m 오르막 퍼트는 컨시드를 줬지만 애매한 옆라인 퍼트는 컨시드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그린의 경사가 심한 곳이라 옆라인은 넣기가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올 시즌 톱10에 2차례 들며 6500만원 상금을 벌어들인 서형석은 내년 시즌 시드 유지에 성공했다. 넵스 헤리티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공동 4위를 했고, 매일유업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올랐다. 드라이버 입스(공포증)에 빠졌던 그는 2013년 6월부터 멘털 상담을 받고 있다. 이후 멘털적으로 단단해진 서형석은 입스를 극복하고 올 시즌에도 견고한 샷을 뽐내고 있다. 그는 “100m 내 어프로치 샷은 자신 있다. 루크 도널드와 조던 스피스를 좋아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32강에 오르면서 한 가지 고민도 생겼다. 고3인 서형석은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이기도 하다. 스카우트 형식으로 성균관대 입학을 권유 받았지만 대회 일정과 면접일이 겹쳤다. 만약 3일 오전 면접이 잡혀 있는데 16강에 진출하면 일정이 겹친다. 서형석은 “일단 32강전에서 이기는 게 우선이다. 승리한 다음에 고민해보겠다. 만약 16강에 올라가면 경기를 뛰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형석은 32강전에서 이기대를 제압한 김형태와 대결을 펼친다.
‘이변의 장’답게 1번 시드를 받은 김비오가 64강 막차를 탄 안재현(뉴질랜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안재현은 2012년 상금왕 김비오를 1홀 차로 제압하고 32강에 올랐다. 2011년 대회 챔피언 홍순상은 이동하에게 1홀 남기고 2홀 차로 패했다.
JTBC골프는 2일 오전 11시부터 대회 32강전을 생중계한다.
용인=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