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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헐크 vs 아르헨티나 헐크 뜨거웠던 장타 대결

06.25 18:51

김봉섭(왼쪽)과 마틴 김이 군산CC오픈 1라운드에서 무시무시한 파워 대결을 벌였다. 파워는 마틴 김이 앞섰고, 스코어는 김봉섭이 위였다. [KPGA]


한국산 헐크와 아르헨티나에서 온 헐크가 불꽃 튀는 장타 대결을 펼쳤다. 무대는 군산CC오픈이 열린 군산 골프장이었다.

김봉섭은 2012년 309야드의 드라이브 샷 거리로 장타왕을 차지했던 헐크다. 고3까지 축구를 하다 골프로 전향한 그는 허벅지 둘레가 27인치에 달했을 정도로 하체가 튼튼하다. 지금은 근육량을 조금 빼면서 허벅지 둘레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옷이 찢어질 듯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근육을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교포 마틴 김은 김봉섭보다 더 보디빌더 같은 몸매를 지녔다. 일주일에 4일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는 마틴 김은 어깨가 쩍 벌어졌고, 마치 날개인 듯 등근육이 봉긋 솟았다. 마틴 김은 “장타는 등 근육과 복근에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튼튼한 하체에서 폭발적인 장타를 내뿜는 김봉섭과는 체격 자체가 달랐다.

헐크 대 헐크 대결의 1라운드는 지난 주 바이네르 오픈에서 열렸다. 프로와 아마 통합 장타 대회를 이벤트성으로 10번 홀에서 했는데 마틴 김이 346야드를 보내 1위를 차지했다. 김봉섭은 327야드로 3위에 올랐다. 4년 연속 장타왕을 했던 김대현이 326야드로 그 뒤를 이었다.

둘의 2라운드가 펼쳐진 군산 골프장은 장타 대결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7144야드로 전장이 길고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다. 장타 대결에서는 마틴 김이 이겼지만 스코어는 김봉섭이 나았다. 결국 장군멍군이었다. 이날 김봉섭과 마틴 김, 김대현이 한 조로 묶여 호쾌한 장타쇼를 펼쳤다.

563야드의 파5 16번 홀은 장타자들이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홀이다.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이라 티샷을 300야드 가까이 보내면 가로 질러서 2온을 시도할 수 있다. 마틴 김과 김봉섭, 김대현은 모두 드라이버로 티샷을 한 뒤 2온을 시도했다. 김대현이 290야드 정도로 가장 짧았고, 김봉섭이 300야드를 보냈는데 페어웨이 우측 러프에 떨어졌다. 마틴 김은 10야드 정도 더 보냈는데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져 핀까지의 거리가 김봉섭과는 30야드 차이가 났다.

김대현이 가장 먼저 3번 우드로 2온을 시도했는데 샷 미스로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270야드를 남기고 친 김봉섭의 샷은 조금 짧아서 그린 왼쪽에 떨어졌다. 마틴 김이 힘껏 휘두른 세컨드 샷은 그린을 넘어갔다. 결국 3명 모두 2온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김봉섭은 칩샷을 1m 내로 잘 붙여 버디를 했고, 마틴 김은 파에 그쳤다.

18번 홀에서도 마틴 김은 드라이버를 잡았다. 나머지 두 명은 스푼으로 때렸다. 앞바람이 부는 가운데 티샷 결과는 마틴 김이 가장 좋았다. 그는 300야드 거리의 페어웨이 한복판에 티샷을 떨어뜨렸다. 김봉섭의 티샷은 훅이 나면서 10번 홀 벙커로 빠졌다. 김봉섭은 그린을 놓쳤지만 파 세이브를 잘해 2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마틴 김은 온그린에는 성공했지만 핀을 한참 지나쳐 파에 만족해야 했다. 마틴 김은 이븐파, 김대현은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김봉섭은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직접 같이 쳐보니 정말 어마어마 하더라”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는 “몸만 봐도 힘을 잘 쓰게 생겼다. 아마 저보다 10야드는 더 나가더라”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마틴 김은 “김봉섭 프로님도 힘이 엄청나다. 비슷하게 나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즈 드라이브 샷 거리 부문에서도 마틴 김이 297.583야드로 297야드의 김봉섭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3퍼트를 1개도 하지 않은 김봉섭은 2언더파라는 무난한 스코어를 받았다. 6언더파 선두 김준성에 4타 뒤진 공동 29위권이다. 하지만 김봉섭은 2라운드에서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예고했다. 그는 “연습했던 대로 4개 정도 스푼을 잡았는데 2라운드에서는 더욱 공격적으로 하고 웬만하면 드라이버를 잡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JTBC골프는 군산CC오픈 전 라운드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군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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