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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의 놀라운 우승 뒤에 '족집게 과외' 있었다

05.26 07:52

안병훈의 BMW PGA 챔피언십 우승에는 세계적인 교습가 데이비드 리드베터와 캐디 딘 스미스 등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골프파일]

‘수퍼루키’ 안병훈의 우승 뒤에는 특별한 조연들이 있었다. 세계적인 교습가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와 캐디 딘 스미스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안병훈은 유러피언투어 BMW PGA 챔피언십을 하루 앞두고 리드베터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퍼트가 잘 안 돼 고민이었던 안병훈을 위해 대회장을 직접 방문한 리드베터가 포인트를 짚어줬다고 한다. 안병훈은 JTBC 골프와 인터뷰에서 “리드베터가 퍼팅은 그립을 느슨하게 잡고 한손으로 퍼팅하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스트로크를 해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리드베터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부드럽게 스트로크를 했던 안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퍼트 수 28.75개로 쾌조의 퍼트감을 뽐냈다.

21언더파로 대회 최저타 기록 경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퍼트 덕분이었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퍼트를 26개 밖에 하지 않았고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안병훈은 “샷이 잘 되는 것을 믿고 침착하게 하려고 했고, 편안하게 치려고 한 게 최종 라운드에서 좋은 플레이로 연결된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BMW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족집게 과외'를 했던 데이비드 리드베터.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자로 주목 받았던 안병훈은 BMW PGA 챔피언십 우승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US 아마추어는 운이 좀 따랐는데 이번 대회는 제가 잘 쳐서 우승을 한 거 같은 기분이라 이번 우승이 더 느낌이 좋은 것 같다”라고 웃었다.

올해부터 호흡을 맞췄던 스코틀랜드 출신의 캐디 딘 스미스도 안병훈의 우승에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지난해까지 아버지 안재형과 호흡을 맞췄던 안병훈은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가족끼리 함께 필드를 거닐다 보니 한 홀 한 홀 희비가 엇갈리면서 평정심 유지가 어려웠다. 하지만 전문적인 캐디인 스미스는 마인드 컨트롤이 서툰 안병훈의 감정의 기복을 잘 잡아줬다. 버디를 하더라도 크게 기뻐하지 않고 곧바로 다음 홀에 대한 준비를 했고, 보기를 해서 기분이 나쁘더라도 흐름을 다시 바로 잡아주는 임무를 했다. 안병훈은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데 캐디가 냉정하게 이런 점을 잘 잡아주고 감정 기복 없이 플레이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캐디를 바꾸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안병훈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54위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프레지던츠컵의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자력 출전이 가능한 등수까지 오르며 한국의 새로운 에이스로 주목을 받게 됐다. 유러피언투어 1부 투어 첫 승 후 목표도 달라졌다. 메이저 출전권을 따낸 그는 “일단 일차적으로는 매 대회 컷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2~3개 메이저에 출전하게 됐는데 톱10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병훈은 올해 유러피언투어 12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컷 탈락이 없다. 담 증세로 기권을 한 적이 있는데 1라운드 5언더파를 기록한 후라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해 디 오픈 공동 26위가 안병훈의 역대 메이저 최고 성적이다.

안병훈은 25일 아일랜드로 이동했고 이번 주에 열리는 아이리시 오픈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컵을 겨냥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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