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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셔스 오픈 선두 왕정훈 "우승해 이름 알릴 것"

05.08 13:33

왕정훈은 올 시즌 목표로 우승을 꼽았다. [왕정훈 어머니 제공]

20세 유망주 왕정훈이 유러피언투어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왕정훈은 지난 7일(한국시간) 아프리카 모리셔스 드 벨 옴므의 헤리티지 골프장(파71˙7036야드)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겸 유러피언투어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으며 6언더파를 쳤다.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건 왕정훈과 미카엘 런드버그 2명 뿐이다. 왕정훈은 토비요른 올레센, 카를로스 피젬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는 올해 처음으로 유러피언투어에 포함된 대회다.

왕정훈은 주니어 시절 한국에서 5승을 거머쥔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는 국내 선수들과 다르게 일찌감치 필리핀행을 택했다. 왕정훈의 어머니 정순희씨는 “한국 골프 교육의 특성상 지나친 경쟁구도가 어린 아이의 인성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훌륭한 선수로 육성하기 위해 골프 환경이 좋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덜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어 능력도 키울 수 있는 필리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왕정훈도 “한국은 경쟁이 너무 심했다. 반면 필리핀은 사람들도 편하게 잘 대해줬고 영어 실력도 늘 수 있어서 적응이 수월했다. 무엇보다도 세계 6대 투어 안에 들어가는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털어놓았다.

왕정훈은 지난 2012년 만 16세의 나이로 중국 PGA 투어에서 프로 활동을 시작했다.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 PGA 1차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상금랭킹 1위 자리에도 올랐다. “당시 손목이 아파서 대회를 많이 참가하지도 못했는데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아주 값진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이듬해 최연소로 아시안 투어 Q스쿨에 통과했고, 지난해는 중국 PGA 투어 미션힐스 하이커우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왕정훈은 아직 아시안투어에서는 우승 기록은 없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4번 진입했다. 시즌 최종전인 두바이 오픈에서는 우승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두바이 오픈에서 우승을 놓친 게 못내 아쉽다.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슬픔을 느낄 정도였다. 정말 우승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준우승이 미래를 위해서 더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올 시즌 성적도 좋다. 올해 3개 대회에 출전해 14위-15위-15위의 호성적을 거뒀다.

왕정훈은 지금껏 스윙 코치의 전문적인 지도 대신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정씨는 “외동 아들인 정훈이가 아버지를 잘 따랐다. 기술과 멘털 모두 아버지의 코칭을 받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2012, 2013년 왕정훈의 캐디백도 멨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왕정훈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자 독립시켰고, 지금은 혼자서 투어를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왕정훈은 자신의 장기로 쇼트 아이언을 꼽았다. 그는 “특별히 잘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브 샷은 295야드 이상을 날려 보낼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쇼트 아이언은 잘 다루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 나이에 투어 생활을 시작한 만큼 체력 보강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첫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왕정훈. 그는 “주목을 많이 받고 있지 않아 아직 부담감은 덜하다. 그러나 앞으로 더 잘해서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한편 JTBC 골프는 모리셔스 오픈 2라운드를 오후 5시부터 위성 중계한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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