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4타 차 선두, 차세대 우즈될까
04.12 07:28

미국 골프의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22)가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PGA(미국프로골프) 투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2라운드까지 14언더파로 대회 36홀 최소타 기록을 경신했던 스피스는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6언더파로 대회 54홀 최소타 기록(15언더파, 1997년 타이거 우즈)을 깼다. 스피스는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우즈, 18언더파)도 부술 위치에 있다.
스피스는 현재 세계랭킹 4위이며 최근 3경기에서 우승 한 번과 2위 2번을 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새로운 기록으로 우승한다면 타이거 우즈(40·미국)와 여러 모로 비교가 될 것이다. 우즈의 첫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이 97년 마스터스로 만 21세였는데 스피스가 현재 만 스물 하나다.
그 기록을 스피스가 깬다면 차세대 골프황제 후보로 손색이 없다. 두 선수 모두 마스터스 첫 6개 라운드 19언더파를 기록했다. 스피스가 우즈처럼 12타 차 마스터스 우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의 첫 PGA 투어 일반 대회 우승은 19세로 우즈 보다 한 살 빠르다.
스피스가 3라운드에서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스피스를 차세대 타이거 우즈로 띄우고 싶어하는 미국 골프계로선 희망과 우려가 공존한 라운드였다. 스피스는 버디를 7개 잡았지만 보기가 3개, 더블보기도 1개가 나왔다. 특히 3라운드 후반 18언더파까지 올라갔다가 17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미끄러지는 장면에서 미국 미디어는 매우 아쉬워했다. 스피스는 그 더블보기로 역전패 가능성의 문을 열어줬다. 스피스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가 버바 왓슨(37·미국)에 역전패했다. 큰 대회에서 자주 뒤집히면 습관이 된다. 메이저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놓친 역전패의 아이콘 그렉 노먼(60·호주)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칩샷 입스에서 회복한 타이거 우즈는 이날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하면서 4타를 줄였지만 중간합계 6언더파에 그쳤다.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도 똑같이 6언더파 공동 5위다. 스피스와 순위 차이는 4에 불과하지만 타수 차는 10이다.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매킬로이는 “내일 그를 따라가려면 61타 혹은 62타를 쳐야 한다”고 체념하는 분위기다. 우즈는 다르다. 어린 경쟁자의 기를 살려 줄 의사가 전혀 없는 듯하다. 그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다. 96년에 일어난 일(그렉 노먼이 6타 차로 앞서다 역전패한 일)을 생각해보라. 2011년에 매킬로이에게 일어난 일(최종라운드 80타를 치면서 4타 차 선두에서 무너진 일)을 보지 않았는가. 이 골프장에서는 결코 알 수 없다”고 했다. 스피스가 들으라고 한 심리전이다.
대회 직전 우즈는 “내가 첫 우승할 때 스피스는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얘기였다. 스피스는 “그 때 내 나이가 거의 만 4세였다. 기저귀를 찼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농담이었지만 약간의 뼈도 있었다.
최종라운드에서 스피스와 동반 경기할 선수는 4타 차인 12언더파의 저스틴 로즈(35·잉글랜드)다. 그는 3라운드 중반까지 조용했으나 마지막 6개 홀에서 다섯타를 줄였다. 필 미켈슨(45·미국)이 11언더파에서 스피스를 추격한다.
매킬로이, 우즈외에 더스틴 존슨(31·미국), 재미교포 케빈 나(32)가 6언더파 공동 5위에 포진해 있다.
노승열(24)은 중간합계 이븐파 공동 30위, 배상문(29)은 1오버파 공동 36위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