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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마추어에게 잔인한 마스터스

04.10 06:05

아마추어 양건이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13오버파로 부진하며 한국 아마추어 최초 컷 통과 목표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아마추어에게 마스터스의 벽은 역시 높았다.

아마추어 양건은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골프장에서 열린 제79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6개, 더블보기 4개로 13오버파로 부진했다.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챔피언 자격으로 마스터스 출전권을 획득한 그는 출전 선수 97명 중 96위에 머물렀다. 올해를 끝으로 마스터스에 더 이상 출전하지 않겠다는 63세의 노장 벤 크렌쇼(19오버파)만이 양건 뒤에 자리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에 재학 중인 양건은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다섯 번째로 꿈의 무대를 밟았다. 마스터스는 한국 아마추어에게 잔인했다. 앞서 출전한 김성윤(2000년), 안병훈, 한창원(이상 2010년), 이창우(2014년) 모두 컷 통과에 실패했다. 양건은 최초로 컷 통과에 도전했지만 1라운드 난조로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해 이창우도 1라운드에서 8오버파를 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대회 6명의 아마추어 출전 선수 중에도 성적이 가장 나쁘다. 브라이언 메스(미국), 코리 코너스(캐나다), 안토니오 머다카(호주), 스캇 하비(미국), 브래들리 네일(스코틀랜드)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나서고 있는데 메스가 2오버파로 1라운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양건은 어쩌면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버바 왓슨, 전 US오픈 챔피언 저스틴 로즈와 함께 라운드를 했기 때문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경기를 해야 했기에 긴장감은 배가 됐을 것이다. 로즈는 5언더파, 왓슨은 1언더파를 쳤다.

7번 홀까지 보기만 3개를 적은 양건은 8번 홀 더블보기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9번 홀에서도 다시 보기를 적어 전반에만 6타를 잃었다. 후반 첫 홀도 보기로 출발한 양건은 파3 12번 홀에서는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세 번째 샷이 깃발을 맞고 엉뚱한 곳으로 튀는 바람에 결국 더블보기를 적었다. 파3 16번 홀에서 유일한 버디를 잡았지만 17번 더블보기, 18번 보기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양건은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석권했지만 프로 대회 성적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 KPGA 코리안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지만 11오버파라는 최하위의 성적으로 컷 통과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에도 드라이브 샷이 오락가락하면서 힘겨운 라운드를 펼쳤는데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병역 논란에 휩싸인 배상문도 출발이 불안했다. 버디 3개, 보기 5개를 기록한 배상문은 2오버파를 적었다. 마지막 홀을 보기로 끝낸 게 아쉬웠다. 재미교포 케빈 나도 2오버파다.

한편 노승열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공동 12위에 자리하며 마스터스 데뷔전을 무난하게 출발했다. 역시 처녀 출전인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1오버파를 기록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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