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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보기, 돌부처 상대에도 흔들리지 않은 유소연 우승

03.15 17:23

유소연이 치명적인 더블보기, 돌부처 같은 경쟁자와의 승부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이커우=노건우 사진작가]

멘털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긴 유소연은 치명적인 더블보기, 돌부처 같은 경쟁자와 승부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유소연은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과 함께 챔피언 조로 출발했다. 박인비에 1타 뒤진 채 나선 유소연은 1번 홀부터 삐걱했다. 1m도 안 되는 파 퍼트가 홀컵을 돌고 나와 1타를 잃고 선두 박인비와 2타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절정의 샷감을 뽐내고 있던 유소연은 차분하게 쫓아갔다. 3번 홀 첫 버디 후 5, 6번 홀 연속 버디로 박인비를 1타 차로 압박했다. 11언더파까지 치고 올라간 유소연은 7번 홀(파4)에서 크게 흔들렸다. 3번 우드로 티샷을 했는데 피니시를 하지 못하고 손을 놓아 버렸다. 당겨 쳤다는 걸 직감한 유소연은 공이 왼쪽 돌담 넘어 해저드에 빠진 것을 보고 잠정구를 쳤다.




원구는 현무암으로 된 바위 중간에 놓여 세컨드 샷을 칠 수가 없다. 결국 1벌타를 먹고 뒤편으로 가서 드롭한 뒤 세 번째 샷을 해야 했다. 하지만 세 번째 샷도 만만치 않았다. 앞쪽은 돌담과 나무 등으로 막혀 핀이 보이지 않았고, 자갈돌 위에서 샷을 해야 했기에 스탠스도 좋지 않았다. 힘겹게 때린 샷은 핀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보기를 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유소연은 위기에서 벙커 샷을 핀 2m 옆에 붙였다. ‘헌하오(좋아)’라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그러나 유소연은 보기 퍼트를 아쉽게 놓쳤다. 1번 홀처럼 홀컵을 돌고 나와 탄식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선두와 격차는 순식간에 3타 차로 벌어졌다. 상대는 돌부처인 박인비라 추격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유소연은 예전과는 다른 강한 멘털을 뽐내며 박인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박인비가 8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유소연은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둘의 격차는 다시 1타 차로 좁혀졌다. 박인비가 파 행진을 이어가던 사이 유소연은 11,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12언더파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유소연에게 지난해는 정말 의미가 큰 한 해였다. 2014년 8월 캐나디언 여자오픈에서 2년 무승 가뭄을 털어내면서 또 하나의 벽을 넘었다. 또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 와일드카드 승부에서는 미국을 제압하는데 앞장섰다. 유소연은 “일생일대의 중압감을 안고 승부를 펼쳤던 와일드카드 연장전을 이겨내면서 다시 ‘한 단계 더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멘털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유소연은 1, 2라운드에서 버디 퍼트가 20% 밖에 들어가지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버디 찬스를 절반 이상을 살리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이날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적었지만 버디 7개를 낚으며 최종 13언더파로 박인비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하이커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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