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키우기 위해 살 찌운 안신애
03.15 05:06

‘미녀 골퍼’ 안신애가 비거리 증대를 위해 살을 찌웠다.
안신애는 12일부터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올해 첫 대회를 치르고 있다. 비거리가 짧아서 국내 투어에서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했던 안신애는 겨울 동안 증량을 결심했다. 음식양을 늘려서 현재 2~3kg을 찌웠다고 한다.
미녀 골퍼이자 패셔니스타인 안신애의 증량 선택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호주에서 5주간 훈련을 했던 안신애는 음식을 많이 먹은 만큼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는 “체중이 늘었는데 모두 근육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수줍게 웃었다. 바람대로 비거리는 늘어났다. 비거리가 240야드 정도로 짧은 편이었던 안신애는 “10야드는 증가한 것 같다. 이 대회에서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서도 대등한 수준으로 날아가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2010년 이후 우승컵이 없는 안신애는 1, 2라운드에서 반짝하다 3, 4라운드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무너질 듯하다 다시 살아났다. 14일 대회 3라운드에서 11번 홀까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해 3오버파까지 밀려 났다가 마지막 7개 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3언더파 공동 9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안신애는 “막판에 실수를 잊고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계속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런 긍정적 마인드를 계속 유지한다면 최근 몇 년간 드러났던 3, 4라운드의 뒷심 부족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녀 골퍼’, ‘필드의 패션모델’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중국 언론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중국 미디어들은 안신애의 패션과 치장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렇지만 안신애에게 ‘미녀 골퍼’라는 이미지가 강한 건 그다지 달갑지 않다. 물론 성적이 좋으면 플러스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최근에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이 쏠렸다. 안신애는 “평소처럼 그렇게 패션에 신경을 쓰지 않고 출전해도 성적이 안 좋으면 '멋만 부리는 거 아니냐'는 안 좋은 소리가 많이 나왔다”라고 아쉬워했다.
개인 코디가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다. 후원 업체와 상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본인이 직접 의상을 고른 뒤 착용한다. 대회 전 라운드마다 입을 의류를 모두 세팅해놓고 날씨 변수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뿐이라고 했다. 안신애는 “정확히 세보진 않았지만 1년에 입는 옷의 종류가 50벌 이상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올 시즌에 대한 거는 기대가 크다. 안신애는 “겨울 동안 스윙을 간결하게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번 대회는 동계훈련 성과를 테스트하고 실력을 점검하는 대회에 가깝다. 대회를 치르면서 샷을 계속 점검하고 있다. 현재 70~80% 원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이커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