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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이더컵 독배 누가 마시나

02.18 08:45

2012년 라이더컵 캡틴 데이비스 러브 3세[골프파일]

유럽 라이더컵 선정위원회는 18일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2016년 캡틴으로 대런 클라크(46.북아일랜드)를 선정했지만 미국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복잡하다. 미국 언론은 이미 러브 3세의 내정설을 보도했는데 논란이 거세다. 미국에서 라이더컵 캡틴은 한국의 축구 대표팀 감독 비슷한 독이 든 성배를 마셔야 하는 자리다.

캡틴이 되는 자체가 영광이고 이기면 영웅이 되지만 지면 자신의 경력 자체가 위험해진다. 게다가 미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유럽에 앞서면서도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패하는 등 패배가 일상화 됐기 때문에 캡틴이 욕을 먹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해 톰 왓슨이 라이더컵에서 패한 후 엄청난 모욕을 당하고 이미지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2004년 캡틴 할 서튼은 패배 후 1년 정도 은둔해야 할 정도로 비난을 받았다. 신사로 꼽히며 골프팬들이 매우 좋아하는 데이비스 러브 3세도 마찬가지다.

2012년 라이더컵 캡틴으로 10-6으로 이기다가 13.5-14.5로 패했다. 역사에 남을 대역전패였다. 라이더컵은 선수가 하는지, 캡틴이 하는지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러브 3세가 화살받이가 됐다.

미국 프로골프협회는 지난해 라이더컵 승리를 위한 테스크 포스를 발족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미디어에서 가장 적임자로 꼽는 프레드 커플스와 폴 에이징어가 캡틴 자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테스크 포스에 소속된 러브 3세가 쓴 잔을 마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여론이 나빠진다면 러브 3세가 고사할 가능성도 크다. 러브 3세는 캡틴 내정 보도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다.

유럽 캡틴 클라크는 라이더컵에 7번 참가했고 2011년 디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적임자다. 그러나 라이벌이 막강했다. 개성이 강한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캡틴이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유럽 골프의 주류인 영국계 선수들이 클라크를 더 좋아했다. 로리 매킬로이와 그레이엄 맥도웰은 클라크와 같은 북아일랜드 출신이다. 또 리 웨스트우드, 저스틴 로즈, 이언 폴터 등 잉글랜드 선수들도 클라크를 지지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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