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박상현 따돌리고 SKT 오픈 2년 만에 정상 탈환
05.21 15:51

‘다둥이 아빠’ 최진호(현대제철)가 지난해 대상 수상자다운 저력을 뽐냈다.
최진호는 2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솎아내며 19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최진호는 KPGA투어 통산 7승째를 챙겼다. 지난해 5월 넵스 헤리티지 2016 우승 후 1년 만에 우승컵을 추가했다. 또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대회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2억5000만원. 이로써 최진호는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13언더파 2타 차 2위로 출발한 최진호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앞세워 선두 박상현을 추격했다. 챔피언 조 3명 중 초반 페이스는 최경주가 가장 좋았다. 갤러리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은 최경주는 1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15언더파까지 치고 올라갔다. 박상현도 3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아 16언더파 1타 차 선두로 앞서나갔다.
최경주로선 4번 홀 버디 실패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다. 이 홀에서 3m 거리의 좋은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퍼트가 살짝 빗나갔다. 만약 성공했다면 선두까지 치고 오르며 우승 경쟁이 가능했다. 이후 최경주가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최진호와 박상현이 달아났다. 전반이 끝났을 때 최경주 14언더파, 박상현 17언더파, 최진호 17언더파였다.
후반 들어 박상현과 최진호의 2강 구도가 형성됐다. 박상현이 10번 홀에서 2온 성공 후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먼저 달아났다. 최진호는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타수를 지켜나갔다. 그러던 중 박상현이 13번 홀에서 티샷 미스 후 3온2퍼트로 보기를 적었다. 17언더파 동타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안정적으로 파 세이브를 해나가던 최진호가 먼저 침묵을 깼다. 최진호는 15번 홀에서 3m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파3 16번 홀에서는 상대의 기를 꺾는 결정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최진호의 티샷은 박상현보다 4m 정도 멀리 떨어졌다. 하지만 최진호는 9m 롱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부담감을 안고 퍼트를 해야 했던 박상현은 버디에 실패했다. 둘의 격차가 2타 차로 벌어졌고,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최진호는 "올 시즌도 우승이 빨리 나와서 남은 대회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18번 홀 티샷이 어려운데 잘 보내고 나서 우승을 예감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진호는 마지막 홀 티샷을 하이브리드로 했다.
최경주는 후반 들어 컨디션 저하를 드러내며 무너졌다.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12번과 13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었다. 17번 홀에서는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스(OB)가 되는 등 고전한 끝에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최종일 2타를 잃고 10언더파 공동 18위까지 떨어졌다. 최경주는 3라운드 후에도 최경주 재단의 주니어들을 위한 클리닉 소화하는 등 다소 무리한 일정 소화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일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인 송영한이 15언더파 단독 3위를 차지했다. 대회 2연패를 겨냥했던 이상희도 5타를 줄여 14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수민이 12언더파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