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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빅 문경안회장 "美 진출 6년만에 5% 점유율 기적같은 일"

02.01 20:36

미국 진출 5년 만에 5%대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할 만큼 브랜드를 성장시킨 문경안 회장.[사진 이지연]

지난 2011년, 볼빅 문경안 회장은 컬러 볼을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는 국내에서도 컬러 볼이라고 하면 여성 골퍼들이나 쓰는 볼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미국 시장은 보수적이었다. 프로 골퍼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골프 볼은 '흰색'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문 회장은 틈새 시장을 노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여성 프로들을 비롯해 LPGA 2부 투어 등에 대한 후원을 확대했다.

성과는 이듬 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2년 PGA 머천다이즈 쇼에서 컬러 볼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관심있다'는 골퍼는 절반인 48% 정도로 드러났다. '구매 의향이 있다'는 골퍼도 20%로 늘었다.

가능성을 본 문 회장은 해마다 컬러 볼 신제품을 들고 PGA 머천다이즈 쇼를 찾았다. LPGA 프로 골퍼 후원을 넘어서 지난 해에는 LPGA 정규 투어인 볼빅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 공인구로도 후원 계약을 맺었다.

PGA 머천다이즈 쇼 참가 6년 째를 맞은 올해 볼빅 부스는 잔칫집 같았다. 전시회 첫 날 세계랭킹 12위인 왼손잡이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이 부스를 찾으면서 전시장 앞은 인파로 빽빽했다.

지난 1월 볼빅과 정식 계약을 맺고 핑크색 컬러 볼을 사용하기로 왓슨의 합류는 볼빅 입장에선 대단한 호재다. 왓슨은 지난 해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을 TV로 시청하다 볼빅의 컬러 볼을 보고 매료됐다. 골프 숍에 가서 직접 볼을 구입해 테스트를 한 뒤 볼빅에 먼저 연락해 계약 도장까지 찍었다. 문 회장은 "버바 왓슨이 선택한 볼이라는 스토리 하나로 볼빅 컬러 볼의 제품력은 이야기가 끝난 것"이라며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에 이어 왓슨과 계약을 하면서 이제 컬러 볼은 여성 볼이라는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올해는 남자 선수 계약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용품쇼 기간 내내 볼빅의 부스는 발디딜틈 없는 문전성시였다. 6년 전 볼빅이 미국에 처음 수출되었을 당시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문 회장은 " 과거에는 전시관이 썰렁해 손님들을 오게끔 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스가 좁을 정도로 관람객들이 먼저 알고 찾아온다. 왓슨과 계약 뒤 브랜드 가치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볼빅은 시장에서의 반응을 토대로 올 시즌 미국 시장 내 볼 점유율 5%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문 회장은 "점유율 1%를 올리는데 10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볼빅은 불과 6년 만에 5%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올해 볼 시장은 기존 우레탄과 소프트 볼 외에 비비드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빅은 올해 용품쇼에서 지난 해 선보였던 비비드 볼의 후속작 비비드 XT를 선보였다. 볼 뿐만 아니라 게이지디자인과 함께 제작한 퍼터와 웨지 등 골프 클럽과 골프웨어, 골프 백까지 선보여 토털 브랜드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미국 시장의 성장을 발판으로 올랜도에 이어 로스앤젤리스에 사무실을 차리고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문 회장은 "올해는 볼빅의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랜도=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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