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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 올해의 뉴스]①루키 전인지 메이저 최소타

12.27 08:32

전인지는 지난 9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해 새 역사를 썼다. [LPGA 제공]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의 한국 자매 중 ‘덤보’ 전인지의 활약이 가장 뛰어났다.

루키 전인지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신인상을 받았고, 시즌 최종전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전인지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평균타수 부문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마지막 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넣은 전인지(69.583타)는 0.013타로 리디아 고(69.596타)를 따돌리고 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전인지의 올 시즌 기록은 화려하다. 신인상, 최저타수상 외에도 남녀 메이저 최소타(263타) 기록을 경신했다. LPGA투어에서 톱10 피니시율 1위(58%), 상금 4위(150만110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2개월의 부상 공백에도 전인지는 LPGA투어 첫 시즌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전인지의 업적 중 메이저 최소타 기록이 가장 돋보인다. 지난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전인지는 21언더파 263타 기록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남녀를 통틀어 역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이자 최다 언더파 기록이었다. 전인지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에서 무결점 플레이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의 아쉬움도 털어냈다.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첫 날 8언더파 63타로 선두로 치고 나갔다. 2라운드 5언더파, 3라운드 6언더파, 4라운드 2언더파를 치며 대기록을 작성했다. 1라운드부터 퍼트 수 28-28-27-28개로 그린 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였다.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이글 1개 버디 23개,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적었다. 1라운드는 완벽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였다. 그린 적중률도 100%였다. 전반 9홀에서는 버디 6개를 낚아 29타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가 나왔고, 그린을 4번 놓쳤다.

3라운드 9번 홀에서 더블 보기로 주춤했지만 15번 홀에서 이글로 만회하며 순항했다. 3라운드까지 19언더파를 작성한 전인지는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예고했다. 최종 라운드 전반 9홀에서 버디 2개를 낚은 전인지는 최소타 기록을 향한 순조로운 페이스를 보였다. 14번 홀에서 보기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곧바로 15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박성현과 우승 경쟁을 벌였던 전인지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골프계의 새 역사를 썼다.

태극기를 휘감은 채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는 전인지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라운드 중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모습도 팬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이런 혼잣말이 프랑스어로 감사의 인사말을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게 알려져 감동이 배가됐다. 전인지는 “태극기를 달고 내려오는 시상식 퍼포먼스가 정말 짜릿했다. 하늘과 바람을 가르고 내려오는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2016 롤렉스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받은 전인지. [LPGA 제공]

‘원조 메이저 퀸’ 박인비가 부상으로 부진했지만 ‘메이저 퀸’의 바통을 이어 받은 전인지의 맹활약으로 한국 골프팬들은 행복했다. 전인지는 국내외 통산 13승 중 메이저 대회에서만 7승을 기록하며 강심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LPGA투어 2승 모두 메이저 대회 우승이기도 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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