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별' 우뚝 최진호, "저 자신한테는 미안했던 해"
12.15 17:27

“혹사시켜 오히려 미안하다.”
‘다둥이 아빠’ 최진호(32·현대제철)는 올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지만 자신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최진호는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네시스 KPGA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상금왕,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 발렌타인 스테이 트루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2005년 프로 투어 데뷔 후 생애 처음으로 KPGA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최진호는 올해 2승(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넵스 헤리티지)을 챙겼다. 개인통산 6승을 거둔 최진호는 올해 다승을 최초로 달성했다. 지난 6월 넵스 헤리티지에서 일찌감치 2승째를 수확했지만 후반기에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웹닷컴(2부) 투어 퀄리파잉(Q)스쿨 출전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강행군과 무리한 훈련으로 탈이 났다. 지난 10월에는 대상포진 진단으로 대구경북오픈 도중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점수로는 80점 정도만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으로 하마터면 대상과 상금왕 레이스에서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이마와 입가에 대상포진으로 생긴 물집이 아직 아물지 않은 최진호는 “몸무게가 4kg 빠졌고, 치아도 상했다. 2승을 달성한 뒤 욕심이 생겨 연습량을 늘이는 등 자신을 너무 몰아붙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내년에는 시즌 전체를 보고 컨디션을 조율하겠다. 일단 3승을 목표로 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진호는 내년에도 미국 무대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10주 된 셋째 아들 승하와 함께 나타난 최진호는 “가족 한 명이 더 생겨 책임감이 배가됐다. 첫째, 둘째를 낳고 함께 찍은 우승 축하사진이 있는데 셋째와도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최진호는 올해 신설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1억원의 보너스를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또 제네시스 고급 세단도 부상으로 받았다. 이외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부문 1~10위가 총 3억원의 보너스를 나눠가졌다.
이창우(23·CJ오쇼핑)가 덕춘상(최저타수상), 김태우(23)가 명출상(신인상)을 받았다. 유러피언투어 신인왕에 오른 왕정훈(21)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을 거둔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해외특별상을 수상했다. 이형준(24·JDX)이 팬투표로 선정하는 해피투게더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건하(24)는 294.7야드로 장타왕에 올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