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 버바 왓슨, 내년부터 국산 공 사용
12.07 16:05

‘장타왕’ 버바 왓슨(38)이 내년부터 국산 공으로 필드를 누빈다.
국내 골프공 생산업체인 볼빅이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 장타왕을 다섯 차례나 했던 버바 왓슨과 공 사용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조건도 파격적이다. 4년+1년의 장기 계약에 스톡옵션을 포함한 연 120만 달러(약 14억원) 규모의 계약이다. 공 사용과 팔 부분에 볼빅 로고를 달고 뛰는 조건이다. 볼빅은 다음 주쯤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컬러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볼빅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순수 계약금만 10억원이 넘는 공격적인 베팅으로 왓슨을 사로잡았다. 왓슨은 메이저인 마스터스(2012, 2014) 2회 우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9승을 수확하고 있는 스타다. 왓슨이 사용하는 공은 S4(4PC)로 이중커버와 이중코어의 조화로 일정한 백스핀에 의한 정확한 샷 컨트롤을 제공하는 공이다. 우수한 직진성과 정교한 샷 컨트롤, 안정된 비행 등이 특징이고, 원래 컬러는 화이트이지만 왓슨 맞춤형으로 색깔을 입혀 제공할 예정이다. 왓슨은 내년 1월5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PGA투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부터 볼빅 공을 사용할 계획이다.
왓슨이 2개월 전에 먼저 공 테스트를 제안했고, 컬러볼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환 볼빅 USA 대표는 “왓슨이 컬러볼 사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제시했다. 마지막 날에는 핑크색 공을 사용하고, 마스터스에서는 녹색 공을 활용하겠다는 복안들이 신선했다”고 설명했다. 왓슨은 “평소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다. 투어에서는 볼빅이 컬러볼의 대표주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핑크색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왓슨이 공도 핑크색으로 맞춰 컬러를 통일해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녹아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그 동안 PGA투어 선수들을 물색했는데 볼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를 찾았다.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볼빅은 그 동안 컬러볼을 내세워 주로 시니어와 여자골퍼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왓슨의 가세로 주니어와 성인남성까지도 컬러볼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볼빅은 2016년 현재 65개국에 공을 수출하며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골프용품업체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인 볼빅 챔피언십을 개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골프공 시장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골프산업 리서치 기관인 골프데이터 테크(golfdatatech)에 따르면 볼빅은 골프공 제조업체 중 7위에 올라있다. 볼빅은 LPGA투어 개최 등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올해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달러(약 117억원·추정치)의 판매고를 올렸다.
미국 시장이 5000억원 이상으로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볼빅은 2015년 기준으로 골프데이터 테크가 조사한 미국시장 점유율 1.8%를 기록했다. 문경안 회장은 “미국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고, 3년 내 세계 5위까지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골프공 제조업체가 되는 꿈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