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GA, US여자오픈 개최지 변경 압박에 '묵묵부답'
10.26 11:05

미국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골프장 퇴출’을 외치며 미국골프협회(USGA)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리차드 블루멘털과 에드워드 마키, 밥 케이시 3명은 지난 24일(현지시간) 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에게 US여자오픈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2017년 LPGA 투어 US여자오픈은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소유 골프장인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라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서신이었다.
상원의원들은 ‘여성 비하’를 서슴지 않는 트럼프 소유의 코스에서 US여자오픈을 개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후보 TV토론 중에서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정말 끔찍한 여자”라는 막말을 했고, 과거에도 여성 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USGA는 25일 AP통신에 이메일을 보내 개최지 변경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전부터 ‘트럼프 골프장 퇴출’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지만 USGA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USGA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등과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R&A는 “트럼프라는 이름이 골프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트럼프 소유의 턴베리 골프장을 디오픈의 순회 코스에서 제외시켰다.
PGA 투어는 트럼프가 인종과 종교 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대회를 취소하거나 개최 장소를 바꾸고 있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캐딜락 챔피언십 대회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트럼프내셔널 도럴 골프장에서 줄곧 열려 왔다. 하지만 PGA 투어는 올 시즌 멕시코시티로 개최지를 변경했다. 대회 명칭도 WGC 멕시코 챔피언십으로 바뀌었다.
WGC 캐딜락 챔피언십은 1962년부터 도랄 골프장에서 줄곧 열렸다. PGA 투어는 “트럼프 발언은 모든 사람이 골프를 차별 없이 즐겨야 한다는 우리의 주된 가치와 다르다”라고 개최지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PGA 그랜드슬램 대회도 같은 이유로 취소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