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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7위 버바 왓슨, 라이더컵 왜 못 뽑혔나

09.27 10:21

버바 왓슨은 세계랭킹 7위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높지만 라이더컵에선 선수로 뛰지 못한다. [골프파일]

라이더컵 선수 출전을 열망하던 버바 왓슨(미국)은 결국 선수로 선발되지 못했다. 대신 다섯 번째 바이스 캡틴으로 미국팀을 뒤에서 돕는다.

왓슨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선수가 안되면 바이스 캡틴으로라도 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발표된 단장 추천 선수 3인에 들지 못했을 때 "심장이 깨진 것 같다(heartbroken)"고 할 만큼 선수로 출전 의지가 강했다.

버바 왓슨은 랭킹으로 보면 단장 추천 선수 최우선순위였다. 세계랭킹은 7위로 미국 선수 중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에 이어 세 번째다. 라이더컵 랭킹은 9위로 8위까지 우선 선발되는 명단에 아슬아슬하게 들지 못했다.

그러나 라이더컵 랭킹, 메이저 2승 경력, 세계랭킹 등을 감안하면 4인의 단장 추천 선수 1순위였다.

데이비스 러브 3세는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왓슨을 대니얼 버거, 저스틴 토마스와 함께 라이더컵 훈련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셋 중 한 명이 팀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왓슨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결국 왓슨은 선발되지 않았다. 대신 PGA 투어 최종전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연장 승부를 펼친 라이언 무어가 뽑혔다.

마지막 단장 추천 선수로 뽑힌 라이언 무어는 세계랭킹 31위로 미국 선수 중 15번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42위였고, 라이더컵 랭킹도 20위에 그쳤다.

러브 3세는 왓슨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략 상의 문제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라이더컵이 열리는 헤이즐틴 골프장은 전장이 7600야드 이상으로 길다. 올해 왓슨은 무어보다 드라이브 샷을 평균 30야드 정도 더 멀리 쳤다. 왓슨은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310.6야드로 PGA투어 4위, 무어는 283.2야드로 투어 150위다.

미국 야후 골프는 '라이언 무어는 완벽한 선택이 아니다. 장타를 치지도 못하고 매치플레이에선 누구와 한 조를 이룰지도 모르겠다'라고 보도했다. 무어가 매킬로이와의 연장전에서 용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뽑힌 것이라고 썼다.

최근 왓슨의 주춤한 성적이 이유가 될 수 있다. 버바 왓슨은 지난 3월 WGC 캐딜락 챔피언십 이후 PGA투어 정규 시즌 톱10에 들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를 한 번 기록한 것뿐이다. 반면 라이언 무어는 우승 1회를 포함해 정규 시즌 톱10에 4번 들었고, 플레이오프 4개 대회에서 톱10 3번을 기록하는 등 막판에 상승세를 탔다.

일각에선 왓슨의 특이한 성격이 선발에 지장을 줬다고 해석한다. 왓슨은 경기 도중에 종종 화를 내고, 불평과 불만이 많다. 고집도 강하다. 2014년 PGA챔피언십 연습라운드에선 장타 대회가 열렸는데 왓슨은 "내 허락도 받지 않고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이 화가 난다"면서 드라이버 대신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가 사과했다.

올해 피닉스 오픈에선 "코스는 별로고 스폰서 때문에 나왔다"고 했다가 비난을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왓슨은 한 미국 골프잡지의 '주차장에서 싸움이 났을 경우 도와주지 않을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에 압도적인 1위로 꼽혔다.

러브 3세는 "왓슨의 성격 때문에 안 뽑은 건 아니다. 그렇게 치면 미켈슨도 성격이 괴상한 건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지만 미켈슨은 단장 추천이 아닌 라이더컵 랭킹으로 뽑혔다. 러브 3세는 "왓슨은 분명 실망했을 것이지만 흔쾌히 바이스 캡틴을 맡아 줬다. 그는 미국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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