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우정힐스는 벼랑끝서 나를 구해준 기적의 코스”
09.11 17:09

이경훈은 올시즌 미국 웹닷컴투어(2부투어)에서 상금랭킹 78위에 그쳤다. 75위 이내에 들면 내년 PGA 투어 시드 진출을 위한 파이널대회에 나갈 수 있지만 이경훈은 여기에 미치지 못해 내년 2부 투어 Q스쿨을 치러야 한다. 그 차이는 5000달러 정도였다.
-5000달러 차이로 웹닷컴 투어 파이널 못 나갔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나 컸다. 마지막 대회 직전까지 100위 밖에 있었다. 마지막 대회서 5위 안에 들어야 했는데 한 타 차이로 75위 안에 들지 못해 아쉬웠다.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
-콧수염 기르는 이유는.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세 보이고 싶었다. 사실은 핑계다. 면도하기 귀찮고 해서 길렀다.”
-미국 웹닷컴투어에서 배운 것은.
“돈은 못 벌어도 배우는 것은 많다. 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이 가끔 내려온다. 그들이 워낙 경기를 잘 해 배울 게 많다. 올해 샷 자신감이 생겼다. 원하는 대로 컨트롤해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작년엔 퍼트로 막았는데 올해는 샷으로 기회를 만든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2부 투어에서 버디가 너무 많이 나와 나도 급해졌다. 오전 5등으로 끝났는데 오후 조 끝나면 40등으로 내려간 적도 있다. 후반 들어 욕심을 내려 놓고 경기를 하니 기회가 났다.”
-김시우가 잘 했다.
“시우도 2부 투어서 오래 고생했는데 노력한 결과를 받았다. 자극도 받았다. 나도 잘 하고 싶다.”
-지난해 결벽증이 있어서 잘 못 되면 화가 나고 감정 콘트롤이 안될 때가 많다고 했다.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예전엔 코스에서도 잘 못 되면 스윙 동작을 고치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다.”
-리키 파울러가 16언더파로 우승한 2011년과 비교하면 올해 코스 컨디션은 어땠나.
“올해가 그린이 가장 부드러웠고 러프도 길지 않아 그 때보다는 쉬웠다.”
-이경훈에게 우정힐스에서 좋은 일이 많다.
“나에겐 기적 같은 코스다. 내가 벼랑 끝에 몰렸을 때 구제해준 코스다. 2010년 8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남은 한 자리를 놓고 9명이 이 곳에서 72홀 경기를 벌였는데 한 타 차로 1위를 해 국가대표에 들어가 금메달을 땄다. 올해도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한국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18번 홀 상황은.
“두 번 째 샷이 그린을 넘어 가서 공을 보고 그린을 확인하고 돌아왔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 처음보다 공이 더 잠겨 있어 혹시 내가 밟았나 생각했다. 그건 아닌 것 같아 확인해보니 내 공이 아니더라.”
천안=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