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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고난의 행군 속 시즌 7승

09.04 16:39

박성현 [KLPGA 박준석]

박성현(23·넵스)이 4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벌어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5언더파 67타 합계 6언더파로 고진영(21·넵스)을 한 타 차로 제쳤다. 시즌 일곱 번째 우승이며 상금은 12억 원을 넘겼다.

쉽지는 않았다. 박성현은 1언더파 공동 10위로 4타 뒤에서 시작했다가 역전 우승했다. 2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밀려나는듯 했으나 이글 1, 버디 5개를 잡아내면서 결국 쫓아가 이겼다.

전날에는 선두로 시작했다가 14번 홀에서 슬로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다. 앞 팀이 홀을 비워 마지막 조 전체가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14번 홀 두 번째 샷을 하면서 2분 정도를 소비했기 때문이다. KLPGA는 한 조에서 첫 번째 샷 하는 선수에게 50초, 두 번째와 세 번째 선수에게는 각 40초를 준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박성현이 스타 선수지만 공정성이 더 중요해 벌타를 줬다. 스타선수라도 2분은 너무 길었다”고 설명했다.

박성현 측이 억울한 부분은 있었다. 그의 스폰서인 넵스의 이승언 부장은 “장타자라 불리한 점이 있다. 동반자 두 선수의 비구선상에 있어 두 선수가 칠 때까지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파 5홀이어서 2온을 시도할지 말지 고민하다 클럽선택 시간이 좀 길어졌다. 갤러리가 늘어나 방해를 받는 경우도 잦아졌다. 평소 연습스윙도 거의 안 하는 빠른 선수인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선수는 “박성현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경기 속도가 느려졌다. 바람 같은 것은 미리 준비할 수 있는데 자기 차례가 되어야 챙겨본다”고 했다.

박성현은 3라운드 후 “사정상 가봐야 한다”며 인터뷰를 하지 않고 돌아갔다. KLPGA는 경기 후 인터뷰가 의무가 아니다. 그러나 에티켓을 지켰으면 좋았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주 전에도 박성현은 구설에 올랐다. 지난 달 26일 강원 정선에서 벌어진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악천후 속 산악코스에서 캐디가 발목을 다쳤고 박성현은 “대체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박성현은 첫날 4오버파, 이날도 9개 홀에서 6타를 더 잃어 10오버파로 부진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성현이 평균 스코어를 관리하려 고의로 기권한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성현은 이에 대해 “기록을 의식하면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또 워낙 날씨가 나빠 도저히 캐디를 구할 수가 없었다. 타수 관리하려고 기권했다는 의심을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나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내년 미국 LPGA 투어 진출을 노리고 있다. LPGA 투어는 비회원이 40위 안에 들 정도의 상금을 따면 Q스쿨 없이 출전권을 준다. 박성현은 상금 약 39만 달러를 받았고 2만 달러 정도만 추가하면 40위 이내에 들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이 9월 15일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5위 이내에 들면 가능하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박성현은 대선수이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도 높다. 벌타 때문에 기분이 나빴겠지만 이왕이면 인터뷰장에 나와 벌타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얘기하고 잘못을 지적해준 사람에게 고맙다고 했다면 팬들이 박수를 쳤을 것”이라며 “최근 일련의 경험을 통해 박성현이 더 큰 선수가 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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