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막심 매킬로이 "올림픽이 나를 놀라게 했다"
08.25 10:42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12년 만에 귀환한 올림픽 골프의 성공에 대해 반색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25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이 나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5위 매킬로이는 지카 바이러스와 치안 불안 등의 이유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골프 발전을 위해서 경기를 하는 게 아니다. 이번 올림픽 골프를 TV로 시청하지도 않을 것 같다”고 말해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헨릭 스텐손(스웨덴)의 마지막 날 치열한 금메달 경쟁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로즈의 우승이 확정되자 SNS로 축하 인사의 말을 남겼다. 매킬로이는 “골프에 다른 종목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예상이 틀린 것으로 증명돼 기뻤다”고 설명했다.
AP통신 등은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가 이번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매진된 경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최종 라운드에는 4만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티켓 가격이 16달러(약 1만8000원)로 저렴했던 것도 흥행 성공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미국 내 시청률도 대박을 쳤다. 남자 골프 최종일 경쟁은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다음으로 골프 경기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조던 스피스(미국)도 올림픽 불참을 후회했다. 그는 “불참을 결정할 때도 후회가 조금 있었다. 그런 부분이 올림픽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리곤 “2020년 도쿄 올림픽에는 꼭 출전하고 싶다. 올림픽 우승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개막 전만 해도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당시 세계랭킹 1~4위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 조던 스피스, 로리 매킬로이가 모두 출전을 포기하면서 흥행에 먹구름이 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골프 퇴출’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 골프에서 명승부가 연출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흥행 저조라는 부정적인 요소가 사라지면서 골프는 향후 올림픽 종목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교체했다. 후원사인 나이키의 용품 사업 철수로 변화가 예상됐던 매킬로이는 일단 올 시즌까진 용품 전체를 바꾸진 않을 전망이다. 일단 퍼터를 교체해 PGA 투어 플레이오프 등에서 반등을 노리게 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