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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도 올림픽 메달 받아야 하나

08.13 16:04

우승후보인 헨릭 스텐손과 그의 캐디 가레스 로드. 스텐손은 스웨덴, 로드는 잉글랜드 국적이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림픽 골프에서는 캐디에 대한 대우가 후하다. 정식 AD카드를 받고 선수촌에 입촌한다. 교통편 등도 선수와 거의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 올림픽 골프를 주관하는 국제골프연맹(IGF) 일부에서는 다음 올림픽 부터는 캐디에게도 메달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골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디도 선수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가 메달을 받아야 할까. 미국 골프 닷컴 기자들이 이에 대해 토론했다.

대부분 반대였다. “그러려면 선수의 심리학자, 마사지사, 스윙코치, 골프 해설자도 메달을 받아야 한다. 혹시 캐디가 가방을 메고 100m 달리기를 한다면 캐디도 받을 수 있다”는 등의 비꼬는 내용이 많았다.

이 매체의 선임기자는 더 나아가 “캐디에게 메달을 주려면 티칭프로와 영양사, 심리치료사, 물리치료사는 물론, 여행사 직원과 외할머니, 인터내셔널 골프 협회 간부에게도 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기자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마스터스 우승자의 캐디에게 그린 재킷을 주기 위해 옷 사이즈를 물어보지 않는다. 디 오픈 우승자의 캐디의 이름이 클라렛 저그에 새겨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저널리스트는 “IOC가 많은 메달을 만들 돈이 있다면 줘도 되는데 그러려면 승마 선수의 말에게도 줘야 한다”, “캐디가 골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선수”라면서 반대했다.

캐디 메달 수여에 호의적인 기자도 있다. “올림픽에서 팀 스포츠 코치진이 메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으며 캐디는 현장 코치의 역할을 하므로 받아도 된다”고 했다. 또한 “캐디가 직접 샷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과 실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받아도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다른 기자는 “복잡하다. 팀 스포츠 코치진은 메달을 못 받는데 조정의 키잡이는 메달을 받는다. 캐디의 역할은 노잡이와 비슷하므로 받을 수 있다고도 본다. 그러나 선수와 캐디의 국적이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메달 집계에는 대혼란이 올 것이다. 우승 한 번에 두 나라가 메달을 따는 것인가. 받아도 되기는 하지만 말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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