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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부 골프장 '포켓몬 고' 금지령

08.03 11:13

올해 디 오픈이 열린 로열 트룬에서도 포켓몬 고는 화제였다. [골프 다이제스트]

전세계적으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큰 인기를 몰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에선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미국의 한 골프장은 '포켓몬 고 금지령'을 내렸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 폰과 GPS시스템을 이용해 현실에 반영된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다. 유저들은 스마트 폰 화면을 통해 주변에 있는 포켓몬을 찾아내고 포획한다. 실제 지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물과 관련된 포켓몬은 물 근처에서, 숲 속에 사는 포켓몬은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나오는 등 현실감이 반영돼있다.

또 게임 내에서 포켓몬을 부화시키기 위해선 직접 걸어야 한다. 자동차, 지하철 등 이동 수단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이동 속도를 인식해 반응하지 않는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골프장은 게임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계속 걸어야 하고, 잔디와 숲이 많아 포켓몬도 많이 나타난다. 별다른 장비 없이 핸드폰 하나만 있다면 골프와 함께 포켓몬까지 잡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문제는 잡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일단 스마트 폰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며 포켓몬을 찾으러 돌아다녀야 한다. 이 때문에 코스 내에서 갈 필요가 없는 곳까지 돌아다니며 시간을 지체하는 '슬로 플레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잡으려던 포켓몬을 놓치면 주변을 배회하며 다시 찾아 다니기도 한다.

앞 조에서 포켓몬을 잡느라 정신이 팔리면 다음 조는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이 포켓몬을 잡으러 코스에 들어오기도 한다.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는 골프장에선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미국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의 삼 골프장은 이런 사태가 계속되자 "우리는 골프 코스지 포켓몬 코스가 아니다"라며 포켓몬 고 금지령을 내렸다. 이 골프장은 "골프를 치는 사람이 아니면 수용할 생각이 없다. 포켓몬 고를 금지시켜야 모든 골퍼들이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포켓몬 고는 아직 국내에선 정식 출시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개발사 나이앤틱은 "한국 출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에서도 일부 지역에선 게임이 가능한데 강원도 고성의 설악 썬밸리 골프장에서 포켓몬이 나타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만약 국내에도 포켓몬 고 열풍이 분다면 국내 골프장들도 골머리를 썩을 수도 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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