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메이저 첫라운드 3언더파 공동12위-디 오픈 1R
07.14 22:43

이수민은 지난 주 혹독한 스코틀랜드의 바람을 경험했다. 최대 초속 14m의 강풍이 불었던 스코티시 오픈 1, 2라운드에서 6오버파를 기록하며 호되게 당했다. 당시 그는 “맞바람이 부는 홀이 매우 어려웠다. 링크스 코스 경험도 적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난 주 온몸으로 느낀 바람이 이번 주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수민은 14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트룬의 로열 트룬 올드코스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선두 필 미켈슨(미국)에 5타 차 공동 12위다.
이수민은 주로 국내 무대와 아시안 투어에서 뛰었기 때문에 영국 링크스 코스를 경험해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US오픈 퀄리파잉 대회와 스코티시 오픈이 이수민이 링크스에서 경기해본 유이한 대회다. 하지만 US오픈 퀄리파잉이 열렸던 영국의 월튼 히스 코스는 링크스 코스의 특징을 딴 인랜드 코스다. 사실상 딱 한 번 링크스를 경험해본 셈이다.
처음으로 링크스에 나선 지난 주엔 컨디션마저 안 좋았다. 몸살 감기 기운이 계속 남아있었다. 잠시 괜찮아졌다가도 다시 악화되곤 했는데 스코티시 오픈을 앞두고 감기가 도졌다. 호텔에 의사를 불러 진단까지 받아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스코티시 오픈에 참가했다. 그는 “디 오픈을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링크스 코스를 경험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티샷과 그린 주변에서 아이언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전 직접 느낀 스코틀랜드의 바람에 친숙해진 탓일까. 생애 처음으로 나선 메이저 대회 디 오픈 1라운드에서 이수민은 뛰어난 활약을 했다. 페어웨이 적중률 86%의 정확한 티샷으로 바람을 뚫었다. 부드럽게 뒷바람이 분 전반 홀들에서 이수민은 버디 4개를 낚았다. 6, 7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았고 ‘우표’라는 별명이 붙은 악명 높은 파3 8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버바 왓슨(미국)은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했다.
후반 맞바람이 부는 홀들에 많은 선수들이 타수를 잃었다. 이수민은 그러나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했다.
16번 홀(파5)에서 유일한 보기가 나왔다. 세 번째 샷이 핀에 딱 붙은 벙커로 빠져 힘 조절을 하면서 벙커에서 빼내기가 어려웠다. 결국 핀을 한참 지나친 벙커샷에 2퍼트를 해 보기를 적었다. 하지만 후반 어려운 홀들에서 1타만 잃어 선두권을 유지했다.
선두 필 미켈슨은 최고의 경기를 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단독 선두로 나섰다. 63타는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마지막 홀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가면서 아쉽게 최소타 기록 작성에는 실패했다.
김경태와 안병훈은 나란히 1언더파 35위에 올랐다. 초반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으며 잘 나가던 이상희는 2오버파 공동 94위로 경기를 마쳤다. 왕정훈과 노승열은 4오버파 공동 122위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언더파 공동 22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이븐파 공동 5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2오버파 공동 94위로 1라운드를 끝냈다.
JTBC골프에서 대회 2라운드를 15일 오후 2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