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허술한 골프계, 도핑 강화해야"
07.13 15:01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골프계의 도핑 테스트 강화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디오픈 개막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사우스 아이셔의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골프 선수는 1년에 평균적으로 4~5번의 약물 검사만 받는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골프는 약물 검사 부분에서 뒤쳐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검사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나마 받은 도핑 테스트는 소변 검사뿐이었다. 혈액 검사는 한 적이 없다. 운동 능력을 상승시켜주는 성장호르몬(HGH)같은 경우 소변 검사로는 확인할 수 없다”며 “올해 US오픈 때 국제골프연맹(IGF)을 통해 한번의 도핑 테스트를 받았고, PGA투어에서도 2번 정도 받은 것 같다. 혈액 검사 없이 소변 검사만 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골프가 주류 스포츠로 남기 위해서 도핑 테스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가 깨끗한 스포츠로 나아가기 위해 (도핑 테스트 강화가) 꼭 필요하다. 누군가 약물을 복용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주류 스포츠가 되고,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남고 싶다면 다른 종목과 비슷한 강도의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프는 스스로에 엄격해야 하는 매너 스포츠다. 하지만 도핑 검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느슨한 게 사실이다.
일부 골프 선수들은 “골프는 근력보다 유연성, 몸보다 멘털이 우선하기 때문에 약물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골프계가 금지 약물의 청정 지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PGA투어에서도 스콧 스털링스(미국)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적발되는 등 적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특히 소변 검사로 확인하기 힘든 성장호르몬 같은 경우 피로 회복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보통 4일 열리는 골프 대회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소변 검사만 받던 PGA투어에서와 달리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관리 하에 강도 높은 도핑 테스트를 받는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선 지난 6월 ‘혈액 검사를 포함한 엄격한 도핑 테스트 때문에 선수들이 올림픽을 기피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비제이 싱(피지)은 “(PGA투어는)특정 선수들을 도핑 테스트에서 제외시킨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한편 매킬로이는 올림픽 불참 결정이 힘들었다는 조던 스피스(미국)와 달리 올림픽에 대한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불참은)그다지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나는 이기기 위해서 골프를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을 골프로 끌어들이거나 골프계를 성장시키기 위해 시작하지 않았다"며 "올림픽은 TV로 시청하겠지만 골프를 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