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존슨, 메이저 첫 승 뒤엔 '하키 전설' 장인 그레츠키
06.20 10:56

더스틴 존슨이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첫 우승컵을 들었다. 장인어른이자 아이스하키 전설 웨인 그레츠키(캐나다)가 큰 힘이 됐다.
이번 대회에 그레츠키는 존슨과 함께 했다. US오픈이 끝난 6월 셋 째주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미국 ESPN은 '라운드 전 그레츠키와 존슨은 눈을 맞췄다. 마치 아버지와 아들 같았다'고 썼다.
존슨은 2013년 8월 그레츠키의 큰딸 폴리나 그레츠키와 약혼식을 올렸다. 이후 2014년 존슨은 6개월간 PGA투어를 떠났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미국 골프닷컴에서 "코카인 복용으로 PGA투어에서 징계를 준 것"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됐다.
그레츠키는 투어를 떠난 존슨의 편을 들었고, 그를 설득했다. 당시 그레츠키는 골프닷컴과 인터뷰에서 "존슨과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은퇴한 내게 아이스하키 대신 뭘 하냐고 물었고, 그때마다 '아무것도 하키를 대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존슨도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 골프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그걸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의 전설 그레츠키는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이기는 법을 아는 그는 존슨의 자신감을 올려주기도 했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던 2014년 10월 존슨은 그레츠키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셔우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이 골프장은 그레츠키가 회원인 골프장으로 타이거 우즈가 62타 코스레코드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1번홀 티샷을 하기 전 그레츠키는 존슨에게 “아마 오늘 넌 코스레코드를 쓸거야. 한 번 해보자”고 했다. 그날 존슨은 61타로 코스레코드를 기록했고, 이틀 뒤 다시 한 번 61타를 적어냈다고 한다.
그레츠키는 존슨의 멘토이긴 하지만 존슨을 가르치려 들지는 않았다. 그레츠키는 지난 2월 LA타임즈와 인터뷰에서 “그는 프로 골퍼다.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은 그다지 큰 것들이 아니다. 내가 준비한 것처럼 그도 준비하도록 도울 뿐이다”라고 했다.
존슨은 그레츠키에 대해 “그는 좋은 사람이고 내게 의미 깊은 사람이다. 함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